세월호 참사 500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잊어서는 안 될 기억’들이 대중의 머릿속에서 잊혀져가고 있지만, 희생자 가족들은 여전히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을 요구하며 고독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교회의 주요 인사들이 세월호 참사 501일째 되는 오늘(29일) 오전 9시 광화문 세월호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가족들을 위로했다. <편집자 주="">편집자>
미수습자 단원고 허다윤 양의 소지품. 세월호 선체에서 허 양의 가방과 신발을 찾았지만, 허 양은 아직 사랑하는 가족의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500일을 넘어선 29일 아침 광화문 합동분향소.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희생자 가족들의 곁을 지켜온 노란 리본들만이 힘차게 펄럭인다.
세월호 ‘기억의 문’ 앞에서 만난 단원고 허다윤 양 어머니 박은미 씨. 박 씨의 시간은 여전히 2014년 4월 16일이다. 박 씨는 아직도 세월호에 갇혀있는 다윤이를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다. 박 씨는 “세월호 속에서 다윤이 가방과 신발이 나왔는데 다윤이는 못 찾았다”며,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 500일을 맞아 추모해주셨지만 저는 그럴 수 없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세월호 참사 500일을 맞아 한국교회 주요 인사들이 눈물이 마를 새 없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및 미수습자 광화문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분향소 방문은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 양병희 한교연 대표회장, 전용재 감리교 감독회장, 류영모 CBS재단이사장, 대한성공회 김근상 주교, 손달익 예장통합 증경총회장, 이태근 국민희망실천연대 대표회장 등 20여 명이 동행했다.
한국교회 주요 인사 20여 명이 오늘(29일) 오전 9시 광화문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찾아 미수습자 수습과 선체인양,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을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교회가 세월호 진실 규명과 선체 인양,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 끝까지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은 “세월호 참사 50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9명의 미수습자들이 가족들의 품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을 가지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영훈 대표회장은 이어 “한국교회가 미수습자 수습과 세월호 선체인양을 위해 한마음으로 힘을 보태고자 이 자리에 함께 했다”고 말했다.
양병희 한교연 대표회장은 “500일이 지나도록 세월호 참사 문제를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교회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양병희 대표회장은 이어 “우리 정부에서도 말로만 진상규명, 선체인양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원고 허다윤 양, 조은화 양, 일반인 권혁규 씨 등 9명의 미수습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의 시간도 가졌다.
감리교 전용재 감독회장은 “아직도 수습이 되지 않는 9명의 안타까운 영혼들이 있습니다. 그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우리 하나님께서 기억하여 살펴주시기를 기도하고 원합니다.”라며 기도를 이어갔다. 또, “희생된 영혼들의 뜻을 기억하면서 이 땅에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긍휼과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라고 덧붙였다.
분향소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미수습자 가족 10여 명이 교계 인사들을 맞이했다.
미수습자 단원고 조은화 양 어머니 이금희 씨는 “미수습자를 찾는 것은 미수습자 가족들을 살리는 것이고, 이들은 모두 대한민국 국민들이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어 “인간의 생명을 가장 존엄하게 여기는 종교계가 먼저 나서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세월호가 올라올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힘을 보태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500일.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것과 세월호 선체의 온전한 인양만이 희생자 가족들의 마르지 않는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다. 한국교회가 세월호 이웃들의 고통을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약속에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큰 위로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