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31일(현지시간) 반기문 사무총장이 일본 정부의 항의에도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한다는 입장을 공식으로 재확인했다.
특히 유엔은 반 총장이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은 '역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반 총장이 중국 열병식에 참석하느냐'와 관련한 반 총장의 공식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의에 "반 총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모든 나라가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로 나아가는 기회로 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반 총장은 당초 예정대로 중국 열병식에 참석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이 중국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은 중립성에 어긋난다'는 일본 정부의 항의에 지난 28일 답변을 통해 "올해는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일이었던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70주년이 되는 동시에 유엔 창설 70돌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며 2015년에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반 총장은 "과거를 되돌아보고, 그로부터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더 밝은 미래로 나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중국에서 열리는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반 총장이 '당초 방침대로 참석한다'는 식의 간결한 답변 대신 '역사' , '교훈' 등 일본 정부가 껄끄러워할 용어를 사용해 답변한 것은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자세와 이번 항의에 우회적으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돼 관심을 모았다.
그러자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3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반 총장의 열병식 참관을 겨냥해 "유엔에는 190개국이 넘는 가맹국이 있다"며 "유엔은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반 총장이 역사를 돌아보고 교훈을 얻기 위한 차원의 방문이라는 뜻을 표명한 것에 관해 "전후 70년인 올해 쓸데없이 특정 과거에 초점을 맞출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고 반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