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사진=자료사진)
미국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 스캔들이 확산되는 가운데, 클린턴 전 장관이 개인적으로 나눈 이메일 중에 카타르와 관련된 로비 정황도 포착됐다.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가 추가로 공개한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이메일 중에는 영국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부인인 셰리 블레어와 주고받은 이메일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셰리 블레어는 2010년 6월 클린턴 전 장관에 보낸 이메일에서 "알다시피 난 카타르와 끈이 있다"며 카타르의 샤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왕세자와의 만남을 주선하려고 시도했다. 타밈 왕세자는 지난 2013년 왕위를 이양받아 국왕 자리에 올랐다.
그동안 셰리 블레어는 카타르 왕비의 로비스트 격으로 활동해왔다는 세간의 의혹을 부인해왔다. 그녀는 이 같은 의혹을 "선정적이고 부정확하다"고 일갈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미 국무부가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이메일을 공개하면서 셰리 블레어의 주장이 거짓이었던 것으로 판명난 셈이다.
이메일에는 "왕세자는 31~32살 쯤이고, 왕비는 왕세자가 이제 국제사회에 나서야 할 시점이 됐다고 보고 있다"면서 "한 번 만나볼 수 있나. 관심이 있다면 알려달라"고 적혀있다.
또 "왕세자는 식량 안보가 당신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것을 잘 알고 있고, 직접 만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향후 미국과 카타르 간의 협력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어한다"고 적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 이메일에 8일 뒤 "왕세자를 만나고 싶다. 양쪽 다 가능한 시간을 어떻게 조절하면 좋을지 알려달라"고 답장했다.
앞서 셰리 블레어는 장애인 자선 활동을 하다가 카타르 왕비를 알게 됐으며, 수차례 카타르를 방문하면서 친분을 쌓게 됐다고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카타르 왕가는 런던 최고층 빌딩 샤드와 해롯 백화점 등 시내 주요 사유지를 다수 소유하고 있다.
또 33세에 카타르 최연소 국왕으로 즉위한 타밈 국왕은 지난 2003년 왕세자로 책봉된 이후 국정 운영 전반을 실질적으로 관할하는 등 철저한 지도자 수업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공개된 이메일과 관련해 셰리 블레어 측은 아직 아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