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2일 당에 대해 쏟아놓은 '작심발언'이 당내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왔다.
안 의원은 당 혁신안을 사실상 '실패'로 규정했고, 대북 관계 등 당내 노선에 대한 날선 비판적 시각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런 발언의 의도를 두고 대권경쟁자인 문재인 대표에 대한 견제부터 향후 행보와 관련한 중대한 결심을 시사했다는 시각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평소 언행과 비교했을때 이날 발언은 하나 하나가 의미심장하게 들릴 정도로 수위가높았다.
안 의원은 이날 전북 전주시 전북대에서 열린 '공정성장을 위한 지역균형발전 좌담회'에서 "정부는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비전과 동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야당"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 여당의 무능력과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적 실망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4‧29 재보선 참패 이후 문 대표가 전권을 위임한 당 혁신위의 활동과 문 대표 체제 당 노선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혁신위를 통해 당은 변화를 보여줬어야만 했지만 혁신안에 대해 국민의 관심과 공감대는 거의 없다"며 "지금 당의 혁신이 제대로 된 혁신인지, 지금 당의 결정과 행보가 과연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가 주도한 혁신위 활동을 사실상 실패로 규정하며 문 대표에 그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할수 있는 대목이다.
문 대표가 기치로 내건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해서는 "성장론을 외면하고 분배만 강조하던 사고와 인식도 바꿔야 한다. 책임 있는 정치세력이라면 성장의 비전과 가능성을 제시해야 한다"며 다른 입장을 갖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대북정책에 대해도 "무조건적인 연민이나 연대의식을 가져서는 안된다. 평화와 화해협력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하지만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응징하고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이후 사태 해결과 함께 북한과 대화 재개를 요구했던 문 대표와 결이 다른 주장을 펼쳤다.
현안마다 문 대표와 다른 입장을 견지하면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안철수 의원 (사진=자료사진)
◇"대선주자 존재감 과시의도"…文측 "대표 겨냥한 발언 아니다" 진화
안 의원의 이런 파격적인 행보에 대해 안 의원 한 측근은 "혁신위가 이렇다 할 성과가 없이 당 혁신을 마무리하는 것에 대한 문제 의식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서 문 대표가 당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 (안 의원이) 그에 대한 문제제기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문 대표와 날을 세우며 대선주자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총선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여느 때와 다른 직설화법으로 비판에 나섰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국정원 해킹 사건과 관련한 당내 기구인 국민정보지키기 위원장을 맡았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놓지 못하는 등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한 당 핵심 관계자는 "혁신안이 다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실패나 성공을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총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대권주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의도로 해석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