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54.6㎝로 세계에서 키가 가장 작은 성인인 네팔인 찬드라 바하두르 당기가 4일 미국령 사모아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향년 75세.
네팔 카트만두에서 540km 떨어진 외진 산골 마을에서 물건을 일 때 쓰는 머리 받침대와 깔개 등을 만들며 살던 당기는 마을을 벗어나거나 검진을 받은 적이 없어 수십 년간 그가 세상에서 가장 작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72세 때인 2012년 목재를 구하려고 마을을 찾은 한 삼림업자의 눈에 띄어 세상에 알려졌고 그해 2월 기네스북의 공인을 받았다.
그는 생존자 중 최단신이라는 기록 외에도 기네스협회(GWR)가 창설 이래 측정한 가장 키 작은 사람이라는 기록도 동시에 얻었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뒤 그의 삶은 확 바뀌었다.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라던 소망대로 각국을 다니며 쇼 무대 등에 섰고 출연료로 받은 돈을 고향의 친지들에게도 부칠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제10회 기네스 세계기록의 날을 맞아 영국 런던에서 신장 2m51㎝로 세계 최장신 기록을 가진 터키 국적의 술탄 코센을 만나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당기는 최근 사모아의 매직 서커스와 계약을 맺고 무대에 서던 중 폐렴으로 입원했다.
기네스협회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당기 씨의 별세 소식에 진심으로 슬퍼하며 그의 가족에 애도를 전한다"면서 "그는 특별한 기록의 소유자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성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