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역삼동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투기자본 매각반대 결의대회’를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기자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매각이 가격과 방식, 직원들의 승계 여부 등 인수 전반에서 잡음을 이어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지분 100%를 가진 영국 테스코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MBK파트너스와 주식 양수도 계약 협의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인수가 7조원, 국내 M&A 역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언급되는 상황이지만 대형마트의 성장 가능성과 홈플러스의 최근 성적을 고려했을 때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의견이 업계 전반에 깔려있다.
사실상 매각의 최종 단계에 와 있는 상황이지만, 과정이 여전히 깜깜이 진행 중이라는 것도 문제다.
매각과 관련해 최대 이해관계자라고 할 수 있는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5일 MBK에 대화를 제의하고 오는 8일까지 답변을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RELNEWS:right}
노조 측은 통상의 인수 과정과 홈플러스 매각 상황이 상이하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보통 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인수자는 세부적인 경여실태에 대한 실사 뒤 최종 계약을 맺는다.
그러나 MBK파트너스는 이 단계 없이 주식양수도 계약을 협의하고 있는 만큼, 유통업에 대한 경영 의지와 계획이 없다는 게 노조 측의 판단이다.
주식양수도 계약이 LBM(Lock Box Mechanism)이라는 다소 생소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LBM방식은 양수도계약 이후 발생하는 모든 경영책임을 인수자가 지는 것으로 실질적인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노조 관계자는 "테스코가 '먹튀'에 대한 사회적 논란과 법적 책임을 하루빨리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먹튀'논란과 관련해 테스코는 앞서 매각에 따른 세금을 낮추려고 1조 3천억원 가량을 배당하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여기에 MBK가 기업을 사고파는 것으로 이익을 남기는 사모펀드라는 것을 고려하면, 매각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은 예정된 수순인 만큼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홈플러스 법인이 경품행사 등으로 모은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팔아 넘긴 혐의로 소송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
홈플러스 노조 측은 "MBK는 홈플러스와 테스코의 불법행위와 그 책임까지 모두 인수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