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상수도 사고조사 위원회 이춘배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청주시 제공)
지난달 청주지역에서 발생한 한여름 최악의 수돗물 단수사태는 전문지식 부족으로 인해 사전 준비부터 시공, 사고 후 대처까지 총제적인 부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전문가들로 위촉된 청주시 상수도 사고원인 조사 위원회가 7일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달 초 발생한 ‘수돗물 단수 사태’의 원인을 공식 발표했다.
조사위는 도수관로 누수의 직접적인 원인이 900㎜ 도수관과 800㎜ 도수관을 연결하는 신축관에 휘어짐이 발생하면서 누수 방지용 고무링의 압착에 불균형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도수관로 받침용 에이치 빔이 단단하지 않은 토사 위에 설치돼 하중으로 인한 침하가 발생하면서 도수관로의 오차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특히 청주시와 시공사, 감리사의 사전 준비 소홀이 단수피해의 주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춘배 사고원인 조사 위원장은 "대형 도수관로 작업을 할 때는 적어도 2개월 이상 준비해야 하고, 모든 가능성을 다 체크한 다음 작업하는 게 원칙"이라며 "사업 발주기관(청주시), 시공사, 감리사가 사전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시와 시공사는 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비상 관로를 통해 시간당 3천500톤의 물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단수에 대비하지 않았으나 실제 급수량은 3분의 2가량에 불과하면서 대규모 단수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조사위는 밝혔다.
비상 급수량이 예상보다 적어 도수관로 누수 사고 이후 금천배수지에 물을 채우지 못하면서 용암동과 용정동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단수 피해는 나흘이나 이어졌다.
또 공사 시간을 12시간으로 판단했으나 실제는 19시간이 소요되는 등 시간 단축을 위한 무리한 시공도 확인됐다.
또 현장 관계자들이 기본적인 도수관 망에 대한 지식이 없어 사고 현장 부근에 대형 도수관이 있는 사실과 밸브 위치조차 몰라 혼란이 빚어지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RELNEWS:right}
이춘배 위원장은 "연결 도수관로에 대해서만이라도 정확히 알았다면 사고가 발생한 뒤에도 우왕좌왕 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900㎜ 도수관을 그대로 이용했다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개선대책으로 고지대 단수 예방을 위한 청주정수장 송수관로 가압장치 설치, 500㎜ 이상 대형관로 연차적 교체 또는 보수, 상수도 관리 시스템(GIS) 수시 갱신, 근무인력 전문성 확대 등을 제시했다.
한편 청주시가 집계한 2만여 단수피해 세대 가운데 지금까지 개인 1,607세대와 상가 등 사업자가 139건의 피해를 시에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