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석현준(가운데)은 안면복합골절로 3개월 가량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는 '슈틸리케 황태자' 이정협을 대체할 가장 유력한 후보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빛'보다 '그림자'가 컸던 5년의 공백. 하지만 석현준(비토리아)은 분명 성장했다.
석현준은 8일(한국시각) 8일(한국시각) 레바논 시돈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레바논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3차전에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75분간 활약하며 한국의 3-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 경기에서 석현준은 지난 라오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1993년 이후 22년간 이어온 한국 축구의 레바논 원정 무승 징크스를 깨는 3골 차 승리의 시발점이 된 전반 22분 장현수(광저우 푸리)의 페널티킥을 이끄는 돌파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물론, 축구팬에 자신의 인상을 강렬하게 남겼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부동의 원톱 공격수로 활약했던 이정협(상주)이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소속팀 경기 도중 안면복합골절의 큰 부상을 당해 대표팀에서 낙마했고, 결국 최전방 공격수 자리는 무주공산이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의 대체자원으로 최전방 공격수가 아닌 측면 자원 김민우(사간 도스)를 선택했다. 9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최전방 공격수 출전 경쟁은 석현준과 황의조(성남)의 2파전으로 흘렀고, 결국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석현준이었다.
성남FC의 공격수 황의조(가운데)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의 토종 공격수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활약으로 생애 첫 '태극마크'의 꿈까지 이뤘지만 석현준과 내부 경쟁에서는 아쉽게 밀린 듯한 인상을 남겼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K리그 경험 없이 19세 어린 나이에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클럽인 아약스(네덜란드)에 입단해 화제를 모았던 석현준은 대표팀에도 발탁됐지만 뚜렷한 활약은 없었다. 이후 포르투갈과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치며 세간의 주목과 잠시 멀어졌지만 이 시기가 석현준에게는 분명한 도약의 발판이 됐다.
새 시즌 개막전부터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쌓으며 5년 만의 ‘태극마크’에 멋지게 화답한 석현준은 실전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선보였다. 비록 손흥민(토트넘)의 해트트릭에 빛을 잃었지만 라오스전에서 자신의 A매치 2경기 만의 데뷔골을 기록했고, 레바논과 경기에서는 날렵한 동작으로 페널티킥을 얻어 3골차 기분 좋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상대적으로 경쟁자였던 황의조는 석현준이 맹활약한 라오스, 레바논과 경기에 후반 교체 투입으로 그라운드를 밟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더욱이 출전 시간이 적었고, 몇 번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마저 살리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