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예술 창작을 지원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특정 작가의 작품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거나 이미 선정된 작품을 포기하도록 작가를 종용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게다가 배제 이유가 정치적인 이유로 알려지면서 정치적인 이유로 알려져 정부의 문화예술계 길들이기 시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원로, 중견 연극인들이 '예술인 탄압을 통탄하는 원로, 중견 연극인들의 성명서'를 20일 발표했다.
이들은 "예술에 대한 불간섭은 예술 진흥의 정도(正道) 중에서도 제일(第一)의 원칙이다"며 "자유롭고 다양한 표현은 예술의 건강성을 가리키는 지표이다. 그렇게 튼튼한 예술이 불편하다면 국가의 건강을 의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때문에 "국가는 예술에 개입하고 싶은 유혹을 떨쳐버려야 한다", 그런데 "최근 연극계를 상대로 시대에 역행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노했다.
연극인들은 "망국적 사전검열이 다시 부활한 것 같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 때에 맞춘 듯한 감사원의 해당 예술인 감사, 심사위원들에 대한 압박과 회유 등이 바로 그것"이라면서 "우리 예술인들을 위해 존재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그의 신성한 의무를 저버리고 도대체 누구를 위한 지원행정을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의 사태가 소수의 일시적 일탈 행위인지 아니면 극히 일부만 드러낸 거대한 빙산인지 우리는 알지 못 한다. 그러나 설령 전자의 경우라도 그것은 크게 경계할 일이다. 더욱이 국민의 이름을 빙자한, 궤변에도 못 미치는 해명들을 보면서는 후자의 경우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원로, 중견 연극인들은 "이번 사태를 심히 우려하며 정도를 벗어난 예술 정책은 단호하게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네 가지 요구를 전했다.
하나. 문화부장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
하나. 이번 사태의 책임자로서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즉각 사퇴하라.
하나. 정부는 절대 불간섭을 포함한 예술정책 상의 금지 원칙을 천명하라.
하나. 이미 만신창이가 된 현행 문화예술진흥법을 즉각 폐기하고 예술의 진정
한 독립성과 진흥을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법과 제도를 마련하라.
이번 성명에 참여한 원로, 중견 연극인은 총 105명이다.
명단은 아래와 같다.
강성해,공호석,권복순,권병길,권혁풍,기국서,김덕주,김뢰하,김문홍,김미도,김방옥,김숙현,김석만,김영균,김용선,김유미,김창화,김태수,남명렬,남상식,노이정,유승희,류태호,맹봉학,문경민,문석봉,문석희,민경옥,민경진,박기산,박상현,박승원,박용수,박우열,박장렬,박정희,박지일,박철완,박팔영,반무섭,서국현,서명수,서충식,손동철,손병호,손정우,송미숙,송선호,신현종,심영민,안석환,오경숙,오광록,오민애,오세곤,오태근,오태영,유승봉,이경미,이대연,이두성,이명희,이미연,이상직,이성렬,이송,이수,이애경,이영택,이원현,이일섭,이태주,이호성,임도완,임수택,임형택,장경욱,장영주,장용철,장혜숙,전국향,전세권,전소현,전용환,정규수,정아미,정한룡,정혜승,조태준,주진홍,지영란,차태호,채승훈,채윤일,최용민,최용훈,최일화,최종원,최홍일,하형주,한명구,한보경,한태숙,황동근,황두진.
총 105 명 {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