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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박병호 '10G 7홈런' vs 테임즈 '11G 3도루'

    '나는 달릴게, 너는 날려라' 올해 KBO 리그 전인미답의 대기록에 도전하는 NC 에릭 테임즈(왼쪽)와 넥센 박병호.(자료사진=NC, 넥센)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의 금자탑을 세운 넥센 거포 박병호(29). 21일 NC와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원정에서 4회 결승 1점포로 시즌 50홈런째를 장식했다.

    2년 연속 50홈런은 '국민 타자' 이승엽(삼성)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이승엽은 1999년 54홈런, 2003년 56홈런을 날렸으나 2년 연속은 아니었다. 100년 넘는 역사의 메이저리그에서도 5번, 79년 역사의 일본에서도 2번밖에 나오지 않은 값진 성과다.

    하지만 언론과 팬들의 조명이 온통 박병호에 집중된 사이 또 하나의 대기록에 한 걸음 더 다가선 선수가 있었다. 바로 '올 마이티' 에릭 테임즈(29 · NC)다.

    테임즈는 이날 도루 1개를 추가하며 37개째를 올렸다. 역시 KBO 리그 전인미답인 40홈런-40도루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미 지난 8월 15년 만의 30-30 클럽을 달성한 테임즈는 43홈런을 기록 중으로 도루 3개만 더하면 1호 40-40 클럽까지 개설한다.

    기록의 가치로 따지면 박병호보다 앞선다는 의견이 많다. 40-40은 호타준족의 최고봉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4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아예 없었다. 빈도로 따지면 2년 연속 50홈런보다 적었다.

    ▲테임즈 '40-40'에 맞설 박병호 '최후의 무기'

    만약 테임즈가 40-40 시대를 열어젖힌다면 올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는 그의 몫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병호도 2년 연속 50홈런에 이어 KBO 최초의 4년 연속 홈런-타점왕이 가시권에 들었으나 기록의 희귀성에서 테임즈가 근소하게 앞선다는 것이다. 여기에 테임즈는 올해 KBO 최초로 사이클링 히트 2회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병호도 마지막 무기는 갖고 있다. 바로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다. 만약 박병호가 12년 전 이승엽이 세운 56홈런 기록을 깬다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 앞서 언급한 기록들에 가장 주목받는 홈런의 새 역사를 더한다면 MVP 가능성은 높아진다. 테임즈가 40-40 클럽에 가입해도 박병호는 MVP를 놓고 한판승부를 벌일 수 있다.

    '과연 이 트로피의 주인공은?' 지난 2014년 정규리그 MVP 2연패를 달성한 박병호가 포즈를 취한 모습.(자료사진=넥센)

     

    일단 둘의 기록 달성 가능성을 본다면 테임즈가 앞선다. 테임즈는 NC가 남긴 정규리그 11경기에서 도루 3개를 추가하면 된다. 반면 박병호는 넥센의 잔여 10경기에서 7홈런을 때려야 한다. 한 발 양보해서 홈런 신기록 타이라도 6개가 남았다.

    올해 박병호는 130경기에서 50홈런, 2.6경기마다 1개 꼴로 아치를 그렸다. 산술적으로 10경기라면 최대 4홈런을 추가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테임즈는 131경기에서 37도루, 3.5경기마다 1개 꼴이었다. 11경기라면 3개 이상 도루가 가능하다. 단순 계산으로는 박병호의 기록 도전은 버겁고, 테임즈는 충분히 달성할 만하다.

    ▲박병호 몰아치기 관건, 테임즈는 기록 무난할 듯

    하지만 박병호는 몰아치기가 가능하다. 10경기에서 7홈런을 때리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실제로 올 시즌 이를 입증한 바 있다.

    박병호는 지난 8월 시작과 함께 치른 10경기에서 꼭 7개 홈런을 날렸다. 특히 9일 삼성전부터 12일 NC전까지는 4경기 연속에 5개 아치를 그려냈다. 박병호는 지난해 5월에도 24경기에서 14홈런을 뽑아낸 바 있다. 몰아치기 능력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박병호는 타격 사이클이 올라올 시기다. 최근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며 시동을 걸었다. NC와 2연전에 앞선 10경기에서 2홈런으로 주춤했다. 후반기 가장 좋지 않은 홈런 페이스였다. 그러나 시즌 막판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 일이나 오른 중지 통증으로 결장한 이달 초 4경기가 아쉽긴 하다. 만약 4경기를 건강한 몸으로 뛰었다면 지금의 홈런 숫자가 아닐 수도 있다. 물론 박병호는 "기록에 대해서는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며 입버릇처럼 말한다. 다만 2년 연속 50홈런을 이룬 만큼 이승엽의 기록에 대해서는 홀가분하게 도전할 수 있다.

    테임즈 역시 충분히 도루 3개 추가가 가능하다. 지난 10, 11일 35, 36호 도루 이후 7경기 만에 모처럼 도루를 추가한 테임즈는 올해 4경기에서 멀티도루를 기록했다. 가을야구를 앞두고 부상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대기록은 시간 문제다.

    이미 올해 KBO 리그 전인미답의 기록들을 작성했던 박병호와 테임즈. 과연 또 다른 새 역사를 창조할 수 있을까. 또 그렇다면 이들의 MVP 경쟁은 어떻게 흘러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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