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들 이러고 싶겠어요?' 5위 굳히기의 고비에서 번번이 무너지며 의도치 않게 엎치락뒷치락 경쟁을 펼치고 있는 롯데 이종운(왼쪽)-SK 김용희 감독.(자료사진=롯데, SK)
가만히 자고 일어났는데 저절로 순위가 오른다. 특히 가을야구 막차 티켓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품 속으로 쑥 들어왔다가 허무하게 빠져나간다.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5위는 요즘 들어 주인이 없다. 최근 4일 동안 주인이 계속 바뀌었다. 무엇보다 경기가 없는 날 5위가 되는 어부지리의 상황이 이어진다.
SK는 22일 경기가 없었다. 그런데도 5위로 올라섰다. 이날 롯데가 두산에 5-6으로 덜미를 잡히면서 저절로 순위가 올랐다. 전날은 롯데가 그랬다. 21일 쉬었던 롯데는 SK가 KIA에 0-7 완패를 당하면서 앉아서 5위가 됐다.
경쟁팀이 쉴 때 치고 올라가야 하는데 반대의 경우가 나오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최근 '니가 가라, 5강'이라는 야구계 유행어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22일까지 5위는 SK로 63승69패2무, 승률 4할7푼7리를 기록 중이다. 그 뒤를 롯데가 64승71패1무, 승률 4할7푼4리로 쫓고 있다. 0.5경기 차다.
덕분에 밑에 있는 팀들도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롯데 바로 뒤에는 7위 KIA가 0.5경기 차로 호시탐탐 도약을 노린다. 한화는 KIA에 1경기 차 8위로 포기는 아직 이르다.
올망졸망 모여 있기는 한데 4위와 격차가 너무 크다. SK는 4위 두산에 8.5경기 차이가 난다. 이대로 가면 포스트시즌 첫 단계인 4, 5위의 와일드 카드 결정전이 멋적게 된다.
지난 4일 출고된 CBS노컷뉴스의 "이러다 '역대 최악 승률' PS 진출팀 나올라" 기사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역대 최저 승률 PS 진출팀은 2001년 한화의 4할7푼3리로 61승68패4무, 5할에서 -7승이었다.
시즌 막판을 달구고 있는 5강 경쟁팀들의 '도토리 키재기'. 재미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서글픈 KBO 리그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