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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에베레스트' 생존기, 삶과 죽음 그 찰나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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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한 '에베레스트' 생존기, 삶과 죽음 그 찰나의 경계

    [노컷 리뷰]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에서 벌어진 조난 사태…24일 개봉

    영화 '에베레스트' 스틸컷. (사진=공식홈페이지 캡처)

     

    이것은 감동 드라마가 아니라 생존기다.

    제목부터 정직한 영화 '에베레스트'는 다섯 글자만으로 산악 영화의 기운을 풍긴다. 누구나 정복하길 꿈꾸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가 영화의 주 배경임은 당연하다.

    영화는 지난 1996년 벌어진 에베레스트 조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각 인물이 등반을 온 이유는 모두 다르다. 숨이 막히는 집을 떠나온 벡 웨더스(조슈 브롤린 분)도, 등반비를 모아준 동네 아이들에게 약속을 지키려는 더그 한센(존 호키스 분)도, 취재를 위해 동참한 존 크라카우어(마이클 켈리 분)도. 목표는 오직 하나, 에베레스트 정상 등반에 성공하는 것이다.

    이들의 등반은 무사귀환까지 성공할 뻔하지만 예기치 않은 태풍이 몰아치면서 최악의 조난 사태로 이어진다.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영화는 상업 등반 가이드 롭 홀(제이슨 클락 분)과 또 다른 등반 사업가 스캇 피셔(제이크 질렌할 분)를 중심으로 이들 등반대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등반하고 귀환하기까지의 일거수일투족을 흔들림 없이 담는다.

    특히 조난 이후에도 영화는 개인의 감동 드라마를 부각시키기보다 사실감을 높이는 방식을 이어간다. 이들 모두 사연이 있는 개개인이지만 조난 순간에 남는 것은 철저한 인간의 본능 뿐이다. 카메라는 이들이 죽거나 사라진 자리를 관찰자적인 시선으로 응시한다.

    거대한 자연과 한없이 나약한 인간과의 대결을 암시하듯, 영화에서는 거의 인물 대 인물의 갈등을 찾아보기 힘들다. 등반대가 깊은 협곡 사이를 잇는 다리를 건널 때, 카메라 앵글은 전지자가 내려다보는 듯한 방식을 취한다. 자연에 압도당한 인간은 먹이를 나르는 개미를 연상시킨다.

    영화 '에베레스트' 스틸컷. (사진=공식홈페이지 캡처)

     

    이들의 운명도 마찬가지다. 관객들은 모든 주인공들이 무사귀환하기를 바라지만 영화는 철저히 실화를 따라 어떤 기적도, 더 나은 죽음도 없다는 사실을 주지시킨다. 인간 누구나가 가지는 삶을 향한 의지는 극한의 자연 속 모두 무용지물이다. 패배는 그저 죽음이고, 승리는 그저 생존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이 존재하는 상황은 희망이 없어 더 참담하게 다가온다. 정직한 제목대로 영화는 묵직한 정공법을 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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