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의 안정환 (사진 제공/KBL)
프로농구 창원 LG는 요즘 살림살이가 부족해 걱정이다. 선수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12명 엔트리를 채울 수 없어 경기 때마다 부상 중인 정창영이 따라다녀야 할 정도다.
23일 경기도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를 앞두고 김진 LG 감독은 취재진으로부터 혹시 '난세의 영웅'이 되어주기를 기대하는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김진 감독은 "가용 인원이 많지 않다보니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 김영환을 비롯해 35~40분을 뛰기 어려운 선수들이 오랜 시간 코트에 나서고 있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 더 많은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회를 살려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 감독은 KGC인삼공사전에서 포워드 안정환을 보며 미소지을 수 있었다.
안정환은 3점슛 10개를 던져 8개를 성공시키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LG의 93-71 승리에 기여했다. 3점슛으로만 24점을 쌓았다.
프로농구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린 화성 경기의 주인공은 바로 안정환이었다.
LG는 이날 전체적으로 슛 감이 좋았다. 전반에는 3점슛 성공률 60%(15개 시도, 9개 성공)를 기록했다.
후반 들어 '평균의 법칙'이 작용하기 시작했다. 40분 내내 활화산처럼 외곽포가 터지는 팀은 거의 없다. LG는 후반 들어 외곽포가 침묵했고 한때 25점 차까지 벌어졌던 스코어는 3쿼터 막판 8점까지 좁혀졌다.
그러나 유일하게 경기가 끝날 때까지 슛 감각을 유지한 선수가 있었다. 안정환이다.
안정환은 LG가 67-59로 쫓긴 4쿼터 LG의 첫 번째 공격 기회에서 3점슛을 터뜨렸다. 안정환의 3점슛이 터지기 전까지 KGC인삼공사는 3쿼터 막판 4분동안 LG의 득점을 3점으로 묶은 채 연속 15점을 몰아넣었다. 그 기세를 꺾은 게 안정환의 한방이었다.
안정환의 외곽포는 후반에도 꾸준했다. 2쿼터까지 5개를 던져 4개를 넣은 안정환은 3,4쿼터에서는 5개를 던져 4개를 림에 꽂았다. 안정환의 3점슛이 터질 때마다 KGC인삼공사의 추격 의지를 꺾였다.
안정환은 2011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3순위로 LG에 입단했다. 신장 191cm의 안정환은 명지대 시절 외곽슛이 좋은 포워드로 명성을 날렸으나 프로 입단 후 2시즌 동안 26경기에 나서 총 38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후 일반 군 부대에서 현역으로 복무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코트에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