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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팔도서 모인 가족들…그런데 말이 안 통한다?

문화 일반

    추석에 팔도서 모인 가족들…그런데 말이 안 통한다?

    • 2015-09-27 10:40

    국립국어원이 알려주는 '전국 방언 말모이'

     

    추석 연휴를 맞아 각지에서 일하는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회사는 다닐 만 하느냐'는 서울 사는 이모의 말에 충북 청주에 사는 조카가 이렇게 말한다.

    "일이 내 체질이 아닌지 겁나게 대근해유."

    27일 국립국어원이 알려주는 '전국 방언 말모이(사전)'에 따르면 '겁나게'는 '아주', '대근하다'는 '피곤하다'를 이르는 청주 방언이다.

    충청도 방언의 또 하나 특징은 예사말 끝에 '여'와 '겨'가 온다는 것이다. '여'는 표준어 '야', '겨'는 표준어 '거야'의 방언에 해당하는 '거여'가 한음절로 줄어든 것이다.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요' 대신에는 '유', '명령형 종결어미인 '하시오'와 '시오'는 각각 '하슈'와 '슈'가 쓰인다.

    경상도에서 흔히 사용하는 '문디'는 나환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인 '문둥이'의 방언이다.

    그런데 경남 통영에서는 이 '문디'가 무려 6가지 뜻으로 쓰인다.

    '문디'의 '디'를 길게 쭉 빼고 말하면 '반갑다', 감탄사 '아'를 집어넣어 감탄하듯 '아, 문디!'라고 하면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에게 해주는 말이 된다.

    반면 '아, 문디'에 '지랄한다!'를 붙이면 밉상스러운 사람에게 타박을 주는 정반대의 의미로 변한다.

    '문디'의 표준어인 '문둥이'에 손아랫사람을 부를 때 쓰는 격조사 '아'를 붙여 '문둥아!'라고 하면 '모자라는 놈아!', '저 문디!'는 '저런 바보 같으니라고!', '아, 문디 지랄하고 자빠졌다'라고 하면 '차마 눈 뜨고 못 봐주겠다'는 뜻이 된다.

    방언을 알면 새로운 사실도 보인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동백나무에서 나는 빨간 꽃이 아니라 생강나무의 노란 꽃을 이른다.

    소설 '동백꽃'의 배경인 강원도는 날씨가 추워서 동백나무가 자라지 않기 때문에 동백나무 대신 생강나무의 까만 열매로 짠 기름을 머릿기름으로 썼다.

    이 때문에 생강나무를 '산동백나무', '개동백나무', '동박나무' 등으로 불렀고 덩달아 생강나무 꽃도 '동백꽃'으로 부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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