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 (자료사진 제공/KBL)
지난 1일 중국 창사에서 열린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대회 이란과의 8강전에서 이승현(고양 오리온)이 발목 부상을 당한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란 농구 관계자들이 많았다.
이승현이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던 추일승 오리온 감독만큼 놀란 사람이 또 있을까.
추일승 감독은 2일 오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부상 장면이 화면에 바로 잡히지는 않았다. 리플레이를 통해 나왔는데 그걸 보고 어? 뭐야? 아..."라고 말하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이승현은 2쿼터 중반 슛을 던지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이란의 니카 바라미의 발 위로 떨어져 왼쪽 발목을 다쳤다. 이승현은 코트에 쓰러져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결국 잔여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추일승 감독은 대회 전 이승현에게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하면서 "다쳐서 오기만 해봐"라고 장난스럽게 엄포를 놨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
추일승 감독은 "이승현이 평소 엄살을 부리는 선수가 아니다. 그래서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더 걱정됐다"며 안타까워 했다.
김진 LG 감독 역시 "이승현이 엄살을 피우는 선수는 아니라고 알고 있다.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승현과 직접 통화를 나눴다는 추일승 감독은 "나를 안심시키려고 한 건지 일단 자기는 괜찮다고 하더라. 한국에 돌아오면 종합적으로 몸 상태를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 취재진에 따르면 이승현의 부상이 매우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검진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고 조금은 힘겨워도 목발에 의지하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속팀으로 돌아와 바로 경기에 출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온은 이승현의 복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오리온의 시즌 초반 기세는 개막 8연승을 달렸던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를 게 없다. 그러나 오리온은 지난 시즌 1라운드 이후 무너지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오리온이 올 시즌 초반 연승을 달릴 때 지난 시즌과 달라진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추일승 감독은 "이승현이 돌아온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이승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승현이 하루라도 빨리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한편, 이번 대표팀의 화두 중 하나는 '비즈니스 클래스'다. 신장 200cm 이상의 선수에게는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을 제공해야 한다는 대표팀 운영 규정이 있다. 그런데 재정이 부족한 대한농구협회가 200cm가 넘는 선수들 일부를 199cm로 표기해 출국 비용을 절감한 해프닝이 있었다. 반면, 뒤늦게 창사로 떠난 협회 고위 관계자들은 모두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해 빈축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