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 감독, 오해는 말아' 지난 9일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김태형 두산 감독(오른쪽)이 너스레를 떨자 염경엽 넥센 감독이 웃는 모습.(자료사진=두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넥센의 준플레이오프(PO) 3차전이 열린 13일 목동구장. 경기 전 양 팀 더그아웃의 화제는 신경전이었다. 기자회견에서 나온 두 팀 사령탑의 발언이 불러온 파장이다.
일단 11일 2차전 뒤 인터뷰 때 염경엽 넥센 감독의 작심 발언이 화제를 모았다. 염 감독은 "깨끗하게 야구하고 싶은데 두산에서 계속 자극한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8회 우천 중단 뒤 재개된 가운데 두산의 요청으로 라이트가 꺼진 것과 이후 켜달라는 넥센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한 서운한 감정이었다. 여기에 이날 서건창과 두산 오재원의 갈등으로 벤치 클리어링 사태가 벌어진 것도 관련이 있었다.
3차전을 앞두고 염 감독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좀 후회도 했다"고 털어놨다. 두 팀은 물론 야구 팬들 사이에 염 감독의 발언이 화제가 됐고, 의견도 분분했다. 공연히 신경전 양상이 크게 확대된 점도 신경이 쓰인 것이다.
다만 염 감독은 "그래도 준PO에 많은 관심이 몰리지 않았느냐"면서 "기사 제공 측면에서는 그래도 많은 거리를 줬다"며 웃었다. 후회는 하지만 할 말은 했다는 것이다.
▲염경엽 작심 발언…김태형, 즉흥 발언반면 김태형 두산 감독은 신경전 양상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염 감독의 발언에 대해 "사실 시즌 때도 염 감독과는 자주 보고 하는 사이"라면서 "감독 입장에서 충분히 할 수 있었던 발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사실 만약 두 팀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면 김 감독의 미디어데이 발언이 시발점이었다. 9일 두 팀 선수단이 출사표를 던진 미디어데이에서 김 감독은 상대 불펜 핵심 조상우를 놓고 "어리니까 감독이 시킨다고 죽어라 던지는데 감독이 선수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나중에 후회할 테니 너무 무리하지 말라"는 농담으로 좌중을 웃겼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1차전에서 조상우가 9회말 1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면서 김 감독의 발언이 효과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상대를 도발하면서 고도의 심리전을 펼쳤다는 것이다.
이에 김 감독은 3차전에 앞서 "북한도 아닌데 무슨 도발이냐"며 또 한번 능청스럽게 받아넘겼다. 이어 사전에 계산된 발언이냐는 말에 대해서도 "사실 조상우 관련 발언은 미디어데이 전에 함께 농담처럼 했던 것인데 회견 때 생각이 나서 한 얘기"라고 답했다.
김 감독은 이어 "오재원도 고의가 없었다는 것을 넥센에서도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2차전에서 오재원은 3-2로 앞선 8회 수비에서 무사 1, 2루 때 나온 희생번트 때 1루 베이스 커버를 깊숙하게 들어가 타자 주자 서건창과 충돌할 뻔했다. 이후 둘 사이에 말다툼이 일어나 벤치 클리어링 사태가 벌어졌다.
일단 두 팀 사령탑은 한 차례씩 말펀치를 주고받았다. 과연 향후 두 팀의 신경전과 시리즈의 향방은 어떻게 흘러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