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속팀에서도 입지가 흔들렸던 지동원(가운데)은 오랜만에 소집된 대표팀에서 맹활약하며 얻은 자신감을 얻었다. 윤성호기자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 부임한 이후 지난 1년간 이정협(부산)과 이재성(전북), 권창훈(수원), 정우영(비셀 고베) 등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 대표팀에서 활용했다. 최근에는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석현준(비토리아)도 소속팀에서 맹활약하며 대표팀에 부름을 받아 5년 만의 A매치 골 맛을 보며 자신의 존재감을 분명히 했다.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 평가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또 한 명의 꺼져가는 축구 재능이 다시 활짝 꽃피게 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지동원이 주인공이다.
지동원은 자메이카와 평가전에서 전반 35분 정우영의 코너킥을 간결한 동작의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뽑았다. 정우영의 발끝을 떠난 공은 다소 낮지만 빠르게 골문을 향해 날아왔고, 지동원은 상대 수비보다 한 박자 먼저 뛰어올라 공의 방향만 바꾸는 슈팅으로 무려 5년여 만의 A매치 골 맛을 봤다.
이 경기 전까지 지동원은 A매치 32경기에서 8골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의 득점 기록은 무려 2011년 9월 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레바논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1차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2골을 넣어 해트트릭을 기록한 박주영(서울)과 함께 한국의 6-0 대승을 이끌었던 지동원이지만 A매치 9번째 골까지는 무려 1502일을 기다려야 했다.
자케이카전에서 지동원의 맹활약은 비단 골에 그치지 않았다. 후반 33분 권창훈(수원)과 교체되기 전까지 지동원은 자메이카의 오른쪽 측면 수비를 무너뜨리며 오랜만에 그라운드에서 빛나는 모습을 선보였다. 비록 이 경기 최우수선수(MOM)은 기성용의 차지였지만 지동원도 부족한 활약은 아니었다.
지동원은 최근 소속팀에서 제대로 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 겨울이적시장에서 도르트문트를 떠나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하며 재기에 나섰지만 지동원은 자신에게 주어진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새 시즌이 시작되자 아우크스부르크에서도 출전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