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에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윤성호 기자 cybercoc1@cbs.co.kr)
이정협은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재성과 권창훈, 정우영은 한번 눈도장을 받더니 '괄목상대(刮目相對)' 하여 대표팀의 붙박이 선수로 성장했다. 5년 만에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석현준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처음 골맛을 봤다. 지동원은 무려 4년 만에 다시 A매치 골을 터뜨렸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부진해 팬들의 원성을 샀던 선수들도 하나둘씩 부활 찬가를 부르고 있다.
처음 기회를 준 선수는 좀처럼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랜만에 기회를 준 선수 역시 자신의 존재감을 강렬하게 어필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 1년동안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형성된 분위기다.
슈틸리케 감독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한 뒤 4년 만에 A매치 골을 기록한 지동원과 A매치 데뷔 3경기 만에 첫 골을 터뜨린 황의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두 선수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가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언급한 분위기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랜만에 대표팀에 온 선수가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도록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선수를 살려내고 기회를 주는 것이 고무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창수와 정성룡을 예로 들었다. "김창수는 브라질월드컵 이후 그렇게 좋은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다가 오늘 오랜만에 뛰어 좋은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정성룡은 아직도 많은 비난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메이카를 상대로 정말 잘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든 것은 슈틸리케호의 분위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그가 내린 결론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런 선수들이 대표팀에 합류해 의욕적이고 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팀 전체에 긍정적인 분위기로 이어진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년 전 부임 당시 '제로 베이스'를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 앞에 서는 선수들은 마치 '복면가왕'에 도전하는 가수들 같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편견 없이 선수들을 바라봤다. 실력 만을 따졌다. 그가 어느 리그에서 뛰고 얼마나 명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편견을 버렸다.
1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자메이카의 경기에서 패널티킥을 성공시킨 기성용이 선제골을 성공시킨 지동원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윤성호 기자 cybercoc1@cbs.co.kr)
슈틸리케호에 처음 승선한 선수나 오랜만에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나 한결같이 제 몫 이상을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