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수들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 확산

연세대·경희대 이어 고려대도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서울대 등도 고려중

정부의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방침 발표를 앞둔 12일 오전 서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의 배후 청와대 규탄 기자회견’ 이 열리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둘러싸고 역사학계의 반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연세대와 경희대에 이어 고려대 교수들도 국정화 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을 하는 등 학계의 반대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고려대학교 역사계열 교수 22명은 14일 성명서를 내고 "향후 진행될 국정 교과서 제작과 관련된 연구 개발, 집필, 수정 검토 등 어떠한 과정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한국사 교과서는 정부와 여당에 의해 이념 논쟁과 정쟁의 수단으로 변질됐다"며 "고려대학교 역사계열 교수 일동은 학자적 양심과 역사 교육의 정상화를 바라는 마음에서 국정화 교과서 일체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명백히 밝힌다"고 선언했다.

성명에 참여한 교수는 한국사학과와 사학과, 역사교육과, 고고미술사학과 등이다.

앞서 이날 연세대 사학과 교수 13명 전원과 경희대 사학과 교수 9명 전원도 국정교과서 집필 불참을 선언했다.

서강대와 중앙대, 서울대 교수들도 뜻을 같이하며 집필 불참 선언을 검토중이어서 학계의 반발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교육부는 행정 예고 기간인 20일 동안각계의 여론을 수렴한 뒤 다음달 5일 교과서 고시를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