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장휘국 교육감
- 교육감 14명,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 주체사상 가르친다? 과도한 해석
- 주체사상을 비판하는 것까지 비판하다니
- 교육부발행 지도서까지 비판, 자가당착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5년 10월 15일 (목)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장휘국 (광주광역시 교육감)
◇ 정관용> 조금 전인 오후 5시부터 전국에 시도교육감분들이 함께 모여서 간담회를 하고 있습니다. 광주시 교육감 장휘국 교육감을 잠깐 연결해봅니다. 교육감님 나와 계시죠?
◆ 장휘국>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오늘 간담회죠, 형식은?
◆ 장휘국> 네, 그렇습니다. 간담회였습니다.
◇ 정관용> 끝났습니까?
◆ 장휘국> 네, 끝났습니다. 아까.
◇ 정관용> 5시부터 시작했으면 그래도 오래 하지는 않았네요. 1시간 반 남짓한 모양이에요.
◆ 장휘국> 네, 1시간 20여 분 했습니다.
◇ 정관용> 원래 예정됐던 간담회입니까? 아니면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긴급 소집된 간담회입니까?
◆ 장휘국> 원래 예정됐던 간담회입니다. 그동안에 저희가 누리과정 예산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미진한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내일부터 시작되는 전국체전을 계기로 강원도에서 간담회를 하기로 했었습니다.
◇ 정관용> 네, 그렇군요. 오늘 그러면 그런 예산문제 등등 논의하실 건 많았겠네요? 다들 오셨어요, 그런데?
◆ 장휘국> 열다섯 분이 오셨습니다. 두 분이 해외출장이나 또는 그 외 일정 때문에 참석을 못하셨고요.
◇ 정관용> 거의 다 오셨군요.
◆ 장휘국> 한 분은 부교육감님께서 오시고 열네 분 교육감과 한 분 부교육감 참석하셔서 논의를 했습니다.
◇ 정관용> 혹시 국정화에 관한 논의도 있었습니까?
◆ 장휘국> 국정화에 관해서는 논의가 없었습니다.
◇ 정관용> 없었어요?
◆ 장휘국> 네. 웃음 이미 14개 교육감님께서 입장을 밝히셨고 또 견해가 다르신 분도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열네 분 교육감님이면 사실 거의 전부 아닌가요?
◆ 장휘국> (웃음) 다수죠. 절대 다수.
◇ 정관용> 그분들께서 국정화에 반대한다, 이런 입장을 내신 거죠?
◆ 장휘국> 네, 그렇죠.
◇ 정관용> 그 반대하시는 이유 다시 한 번 정리해 주시면요?
◆ 장휘국> 국정화가 교육 쪽으로나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건데요. 한국사 국정화를 하게 되면 문제가 되는 것은 제가 생각하기에 두 가지로 봅니다. 하나는 우리 사회가 일으켜 온 민주주의의 가치, 자율성과 다양성을 전면 부정하는 행위라고 생각되고요. 그래서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한다면 한 가지 생각과 한 가지 주장만을 획일적으로 가르치려는 것입니다.
◇ 정관용> 첫번째 반대하시는 건 어떤 다양성을 부정한다 이거였고. 두 번째 이유는 뭔가요?
◆ 장휘국> 두번째는 학생들에게 역사적 사실에 대한 분석이나 가치를 일방적으로 한 가지만 제시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획일적 역사관을 주입하는 것으로서 또 이렇게 해서 달달 외우게 하고 과거식 주입식, 암기식 교육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또 획일적으로 이렇게 한다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이나 판단력을 꺾는 그런 비교육적 발상이라는 생각해서 저희는 반대하는 겁니다.
◇ 정관용> 우리 교육감님께서는 과거 역사 교사를 지내셨다고요?
◆ 장휘국> 네, 그렇습니다. 저는 25년간 중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쳤고요. 대부분 고등학교에서 가르쳤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요즘 교과서들이 주체사상을 가르친다' 이게 여당이 내걸었던 플랜카드. 물론 내리긴 했습니다만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런 주장에 대해서?
◆ 장휘국> 아이고, 그것은 좀 과도하게 주장하는 것이고요. 주체사상을 가르쳤다기보다는 학생들에게 주체사상을 비판하는 내용을 가르쳤다, 이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교육부에서 지정한 교육과정 내용에도 북한의 변화와 남북 간 평화통일의 노력 또 주체사상, 세습체제, 천리마운동 등의 비판을 교과서에 병기하도록 했어요. 주체사상을 가르치는 게 아니고 주체사상을 비판하는 내용을 수록한 것인데.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일각에서 지금 교육감님들께서 따로 따로 혹은 공동으로 보조교과서 내지는 대안교과서 이런 용어가 등장하면서 국정화에 맞서서 그런 걸 만들겠다라는 얘기가 나오던데 혹시 그런 방침을 가지고 계십니까?
◆ 장휘국> 네. 저희는 한국사에 대한 대안교과서나 인정도서를 말하는 게 아니고요. 한국사가 아닌 예컨대 '역사와 철학' 또는 '역사와 인문학'이라는 새로운 선택교과를 개설해서 거기에 맞는 인정도서를 개발하겠다, 이런 취지였습니다. 그렇게 해야 우리 아이들에게 다양한 역사학적 가치관이나 역사적 통찰력을 길러줄 수 있겠다, 이렇게 생각한 것이죠. 그리고 국정교과서라고 할지라도 참고자료나 장학자료, 보충자료 이런 것은 우리들이 자체 개발해서 학교에 제공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국정교과서에 대한 대항의 의미의 대안교과서가 아니라 별도 과목으로서의 역사에 관한 책들이다, 이 말이군요?
◆ 장휘국> 그렇죠. 역사적 통찰력을 길러줄 수 있는. 그밖에 소양도 길러줄 수 있는. 그런 교과서로 해서 왜곡되는…
◇ 정관용> 그러면 지금 반대 입장을 표명하셨습니다마는 정부는 계속해서 국정화를 강행할 태세거든요. 만약 확정고시하게 되면 어떻게 대응하시겠습니까?
◆ 장휘국> 네. 저희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학생들에게 바른 역사관과 바른 역사의식, 통찰력 이런 것을 길러주기 위해서 다른 '역사와 철학'이나 '역사와 인문학' 같은 새로운 선택교과를 개설하고 그것을 지도하는 인정도서를 개발할 생각이고요. 또 이제 교사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보충지도자료 또는 장학자료 이런 걸 개발해서 제공할 계획입니다.
◇ 정관용> 국정화 자체를 교육감님들은 어떻게 막거나 할 방법은 없는 겁니까?
◆ 장휘국> 저희들로서는 그것을 반대한다는 입장 외에 ‘거부하겠다’ 이런 것은 매우 어렵죠.
◇ 정관용> 거부는 못 하고 만약 정말 한다면 별도의 과목 같은 것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되도록 하겠다, 이런 말씀이군요.
◆ 장휘국>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또 교사용 지도서. 이건 교육부에서 만든 것 아니겠습니까?
◆ 장휘국>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지도서에 대해서도 여당 내부에서는 '이념적으로 왜곡돼 있다. 수정해야 한다' 이런 지적을 하던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