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화백. (자료사진/ⓒ2006 HelloDD.xom)
생사여부 논란이 일었던 천경자(91) 화백이 두 달 전 미국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숨을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일보>는 22일 천 화백의 맏딸 이혜선(70) 씨를 통해 이 사실을 보도했다.
뉴욕에서 함께 살며 천 화백을 간호해 온 이 씨는 "지난 8월 6일 새벽 5시쯤 현저히 맥박이 떨어지더니 의사가 보는 가운데 잠자는 것처럼 평안하게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또한 "어머니 시신은 화장해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극비리에 뉴욕의 한 성당에서 조용하게 장례를 치렀고 한국과 미국 양쪽에 사망 신고를 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미술계와 소식이 끊겼던 천 화백은 1년 전부터 생사여부가 논란이 있었다.
1952년 피난지인 부산에서 연 개인전에 나온 우글우글한 뱀 그림 '생태(生態)'로 주목을 받은 뒤 한국 대표 여성작가로 승승장구하던 천 화백은 1991년 '국립현대미술관 미인도 위작 사건'으로 절필선언에 이르렀다.
당시 그는 "자기 자식을 몰라보는 부모가 어디 있느냐. 내 그림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1998년 11월 일시 귀국한 천 화백은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해 화제를 모았다.
다시 맏딸이 사는 뉴욕으로 간 천 화백은 2003년 봄 뇌출혈로 병상에 누운 뒤 외부와의 접촉을 끊었다.
이후 10여 년간 천 화백을 만난 이가 없어 이미 사망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RELNEWS:right}
그리고 지난해 또다시 '생사여부' 논란이 일었다. 대한민국예술원이 '생사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며 천 화백에게 지급하던 수당 180만 원을 중단해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예술원은 맏딸 이 씨에게 확인 요청을 했으나, 이 씨는 "환자의 상태를 알려주는 건 사생활 침해"라며 예술원 측에 어머니의 회원 탈퇴를 요청했다.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