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차 이산가족상봉 2차 행사를 하루 앞둔 23일 오후 강원 속초시 한화리조트에 도착한 남측방문단 가족들이 등록을 하기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구상연씨(98)는 이산가족 2차상봉 행사 하루전인 23일 오후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 도착했다. 손에는 금강산면회소에서 만나게 될 두딸 손에는 북에 있는 두딸에게 줄 꽃신을 들었다.
꽃신은 65년전 생이별을 당하기 전 딸들에게 “꽃신을 사다주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선물이다.
구씨는 1950년 9월 광산에서 일하기 위해 황해도 장연군의 고향집을 떠나면서 당시 7살, 4살이던 딸들과 헤어졌다. 휠체어를 타고 속초에 도착했지만 건강한 모습이었다.
이석주씨(98)는 북쪽의 아들, 손자를 위해 양복 한 벌씩을 준비했다. 셔츠와 넥타이, 양말에 구두까지 ‘풀세트’로 갖춰왔다. 전쟁이 터진 해에 5살이던 아들의 지금 체격을 몰라, 이씨는 직접 시장에 가서 자신의 사이즈로 옷을 맞췄다.
제20차 이산가족상봉 2차 행사를 하루 앞둔 23일 오후 강원 속초시 한화리조트에 도착한 남측방문단 이석주 할아버지가 생각에 잠겨있다. 이 할아버지는 98세로 이번 상봉행사 가족중 최고령자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동행한 며느리는 “집이 있는 진안군수도 홍삼 등을 보내주셔서 함께 갖고 왔는데 우리 가방이 제일 큰 것같다. 양복이 밑에 깔려서 구겨지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이씨는 지난 13일 생일을 맞은 이씨는 이번 상봉을 하늘이 내린 ‘생일 선물’로 여기고 있다.
{RELNEWS:right}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2차상봉단 남측 90가족(255명)이 상봉 하루 전 속초 한화콘도에 모여 등록을 마쳤다. 가족들은 다음날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로 이동해 꿈에도 그리던 북쪽 가족들을 재회하게 된다.
지난 20∼22일 1차상봉을 지켜봤다는 남측가족들은 기대감과 먹먹함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이들은 60여 년 만에 만날 북쪽 가족에게 줄 의류와 건강식품, 의약품에 족보까지 선물을 가득 안은 채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남측 가족은 24일 낮 12시쯤 금강산에 도착해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 3시30분 첫 단체상봉으로 2박3일의 일정을 시작한다.
1차상봉과 마찬가지로 단체상봉·환영만찬(1일차), 숙소에서의 개별상봉·공동중식·단체상봉(2일차), 작별상봉(3일차) 등 총 6차례 12시간이 상봉기회가 부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