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자욱, 박석민, 류중일 감독과 두산 김태형 감독, 김현수, 유희관(오른쪽부터)이 25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시리즈가 몇 차전까지 갈지 남는 경기를 손가락으로 표현하고 있다.(대구=두산 베어스)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두산의 한국시리즈(KS) 미디어데이가 열린 25일 대구경북디자인센터. 이날 두산의 분위기는 최상이었다.
플레이오프(PO)에서 NC와 역전 시리즈를 거둔 기세가 이어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넥센과 준PO부터 좋은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해간다면 삼성과 좋은 시리즈를 치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주포 김현수는 "포수 양의지가 부상(오른 발가락 미세골절)에도 아픈 내색도 없이 경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그래서 지쳐도 힘을 내서 할 수 있다"고 밝게 웃었다.
하지만 그런 두산도 불안한 구석이 있다. 바로 선발 유희관의 부진과 헐거운 불펜진이다.
유희관은 넥센과 준PO 3차전에 나와 4이닝 7피안타(2홈런) 3실점했다. NC와 PO 3차전 역시 3회도 채우지 못하고 4실점했다. 가을 에이스로 우뚝 선 더스틴 니퍼트와 제몫을 해주는 장원준이 든든하지만 유희관의 부진이 계속되면 두산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이 KS 키플레이어로 유희관을 지목한 이유다. 유희관은 "이 자리에 나온 것도 민망하고 죄송스럽다"면서 "잃을 거 다 잃었고 편하게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잘 하려고 하니 부진했고, 역효과가 일어났다"면서 "못 던지면 비난을 감수할 자신이 있고, 그렇게 던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철벽 마무리 이현승과 선발을 연결해줄 선수도 고민이다. 김 감독은 "스와잭이 KS 명단에 오르지 못한다"면서 "함덕주와 노경은이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유희관도 "함덕주와 방을 함께 쓰는데 (둘 다 못 해서) 분위기가 아주 말이 아니다"면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잘 해야 할 것"이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사실 삼성은 선발 윤성환과 필승 계투 안지만, 마무리 임창용이 KS 명단에서 제외됐다.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이들을 삼성이 뺐다. 그러나 두산 역시 아킬레스건이 있다. 과연 두산이 14년 만에 다가온 천금의 우승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