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에서 준비한 25일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장 공동오찬 메뉴는 점심으로는 과하다고 싶을 정도로 진수성찬이었다.
락하(땅콩)가 들어간 오리고기락하생찜튀기와 생선깨튀기, 왕새우찜, 고기다진구이즙 등에다 대동강맥주와 인풍포도술, 랭천사이다 등의 음료가 나왔다.
하지만 이를 앞에 둔 남북의 늙은 모자는 한동안 음식을 넘기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이금석(93) 할머니는 6.25 때 헤어진 북녘의 아들 한송일(74) 씨에게 말없이 밥을 건넸고 한 씨는 연거푸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치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구순 노모는 "기뻐요. 너무 기뻐요"라고 작게 말했고 북녘의 며느리 리미렬(70)씨가 "울지 말라요"라며 위로했다.
칠순을 훌쩍 넘긴 아들은 어머니가 많이 보고 싶었느냐고 묻자 "아휴…"라고 한숨처럼 고개만 크게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