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국민 유격수' 박진만(38)이 글러브를 내려놓는다.
SK 와이번스는 26일 "박진만이 은퇴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박진만은 최근 구단과 면담을 통해 20년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은퇴를 최종 결정했다.
박진만은 "고민이 많았다.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면서 "물론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평소 선수로서 가치가 남아 있을 때 떠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왔다. 그리고 팀에 좋은 후배 내야수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홀가분하게 은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진만은 곧바로 1군 수비코치로 변신해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1996년 데뷔한 박진만은 현대를 네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후 삼성에서도 2005~2006년 우승이 힘을 보탰다. 특히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때 유격수로 맹활약했다. 고향팀인 SK에서는 5년 동안 뛰었다.
통산 성적은 1993경기에서 타율 2할6푼1리 1574안타 153홈런 781타점 94도루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2000경기 출전을 7경기 앞두고 은퇴해 아쉬움이 크다. 박진만은 "7경기를 남겨두고 부상을 당해 정말 아쉬웠다. 나보다 앞서서 은퇴한 선배들도 왜 아쉬운 상황이 없었겠나. 인생이 그런 것 같다. 아쉬움에 미련을 두기 보다는 앞으로 내가 코치로서 해야 할 일에 더 매진하는 것이 더 옳다고 생각해 은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진만은 무릎 재활을 마친 뒤 내년 1월 선수단에 합류해 1군 수비코치 역할을 맡는다. 이제는 '국민 유격수'가 아닌 '지도자' 박진만이다.
박진만은 "은퇴하면 1년 동안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지도자 생활을 준비하고 싶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은퇴 결정과 함께 구단에서 코치직을 제안했다"면서 "지난 2년간 부상으로 팀에 큰 보탬이 못됐다. 선수단에 미안함을 갚을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들어 더 하고 싶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너무도 고맙게도 아내가 또 한 번 배려해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