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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는' 허경민, 도대체 타이어는 언제 장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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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타는' 허경민, 도대체 타이어는 언제 장만하나

    '언젠가 꼭 먹고 말 거야' 두산 허경민이 26일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3회 쐐기 적시타를 때려낸 뒤 두산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모습. 그러나 이날 팀이 지면서 MVP와 함께 부상인 타이어 교환권(오른쪽 위 빨간 네모)과 또 다시 인연을 맺지 못했다.(대구=두산 베어스)

     

    두산 내야수 허경민(25)은 요즘 자동차 타이어 생각이 간절하다. 자기 차도 그렇지만 부모님 차부터 바꿔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그런데 올해 포스트시즌(PS) 경기 MVP는 100만 원 상당의 타이어를 부상으로 받는다.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타이틀 스폰서가 타이어업체인 까닭에 기회가 왔다.

    하지만 번번이 아쉽게 입맛을 다셔야 했다. 허경민은 PS에서 2번 타자 3루수로 나서고 있다. 사실 경기 MVP는 홈런 등 장타로 타점을 많이 올린 타자나 완봉승이나 터프 세이브를 이룬 선발 혹은 마무리 투수가 받기 마련. 출루와 득점에 치중하는 테이블 세터진은 어지간한 성적이 아니면 받기 어렵다.

    허경민은 넥센과 준플레이오프(PO) 4경기에서 타율 5할3푼3리(15타수 8안타)를 찍었다. NC와 PO에서도 타율 3할(20타수 6안타)을 기록했다. 그러나 타점이 각각 3개와 2개였다. 그러나 당일 경기 MVP에 오르기에는 임팩트에서 살짝 밀렸다.

    PO 4차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허경민은 2루타만 3개를 뽑아내며 2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그러나 결승타는 6회 주장 오재원이 때려내면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필 두산이 3점을 뽑았던 6회 허경민만 타석 기회가 없었다.

    결국 MVP도 이날 7이닝 무실점 역투한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에게 돌아갔다. 니퍼트는 1차전 완봉승까지 허경민이 구경도 못한 타이어 부상을 벌써 2번이나 받게 됐다.

    ▲KS 1차전 MVP급 활약에도 '타이어는 허공에'

    이번에는 거의 확실시됐다. 허경민은 26일 삼성과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MVP급으로 날았다. 1회 삼성 선발 알프레도 피가로를 상대로 선제 1점 홈런을 뽑아냈고, 3-0으로 앞선 2회 1사 2, 3루에서 주자 일소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후 안타 2개와 깔끔한 희생번트까지 MVP의 보증수표인 홈런에 4타수 4안타 3타점, 100% 출루였다.

    이만 하면 MVP는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6회까지 8-4로 크게 앞서 두산이 이긴다면 허경민의 홈런은 결승타가 될 것이었다. 그러나 거짓말처럼 두산이 8-9, 대역전패를 안으면서 허경민의 MVP 꿈과 타이어도 사라졌다. 막판 1점 차 승리를 지킨 삼성 차우찬에게로 넘어갔다.

    '이리 수비도 잘 했는데...' 허경민이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어렵게 상대 파울 타구를 잡는 모습.(대구=두산)

     

    물론 팀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 타이어를 받기 위해 출전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왕이면 팀도 이기고 타이어도 받으면 금상첨화다. 다만 받을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 게 문제다.

    그래서 허경민은 우회로를 택하기도 했다. NC와 PO 5차전을 앞두고 허경민은 "민병헌 형이 차를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아 타이어를 준다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한 턱을 내가 쏘고 받기로 약속했다"고 귀띔했다. 민병헌은 넥센과 준PO MVP에 올라 타이어를 받은 바 있다.

    이어 니퍼트도 잘만 하면 타이어를 양도할 모양새다. 외국 선수인 니퍼트는 한국에서 타이어가 사실 필요 없다. PO 4차전 MVP에 오른 니퍼트는 "누구 필요한 선수가 있다면 흥정을 할 것"이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5차전에 앞서 니퍼트는 민병헌이 "허경민이 수비 잘 하고 타격도 잘해 (니퍼트의) 승리를 이끌어주면 줄 거냐"고 묻자 "OK" 사인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구두에 불과하다. 완전히 현물이 들어온 게 아니다. 게다가 허경민은 부모님 것까지 타이어 두 세트가 필요하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자신이 확실하게 확보하는 것이다. 민병헌도 "네가 잘 해서 MVP를 타면 되잖아"라고 했다.

    이에 허경민은 "MVP를 받기가 어디 쉽나요?"라고 했다. 그 말처럼 정말 쉽지 않다. 다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날 팀이 이기고, 엄청난 활약을 보인 날은 얄궂게도 팀이 졌다. 올해 가을야구에서 팀 타자 중 최고 컨디션을 보이는 허경민, 도대체 언제 타이어를 확실하게 '내 손으로' 장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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