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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웃다, 울다, 다시 웃은 캔자스시티 호스머

    9회말 극적인 동점 홈런을 때린 알렉스 고든. (사진=캔자스시티 로열스 페이스북)

     

    뉴욕 메츠는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4전 전패를 기록 중이었다. 캔자스시티 로열스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3패만 당했다. 하늘도 둘의 1차전 승리를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승자는 가려지는 법. 14이닝 접전 끝에 캔자스시티가 1차전에서 웃었다.

    캔자스시티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츠와 월드시리즈 1차전 홈 경기에서 연장 14회말 터진 에릭 호스머의 끝내기 희생 플라이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최근 20년 동안 월드시리즈 1차전 승리 팀이 17번 정상에 올랐다. 최근 5년은 모두 1차전 승리 팀이 우승했다.

    두 팀에게 월드시리즈 1차전이 열린 현지시간 10월27일은 남다른 날이었다. 1985년 10월27일에는 캔자스시티가 마지막 월드시리즈 타이틀을 획득한 날이고, 1986년에는 메츠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웃었다, 울었다, 다시 웃은 에릭 호스머

    호스머는 1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안타는 없었지만, 1-3으로 뒤진 6회말 무사 1, 3루에서 희생 플라이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포스트시즌 통산 24타점으로 조지 브렛을 넘어 캔자스시티 포스트시즌 최다 타점 기록을 작성했다. 게다가 캔자스시티는 마이크 무스타커스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호스머는 8회초 2사 2루에서 윌머 플로레스의 평범한 타구를 놓쳤다. 그 사이 2루 주자였던 후안 라가레스가 홈으로 들어왔다.

    일단 알렉스 고든이 9회말 짜릿한 동점 홈런을 치며 호스머를 구했다. 포스트시즌 9회 이후 동점 홈런은 2001년 스콧 브로셔스(뉴욕 양키스) 이후 처음이다. 특히 메츠는 2000년 양키스와 월드시리즈에 이어 두 번 연속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9회 1점 리드를 따라잡혔다.

    결국 호스머가 실책을 만회했다. 호스머는 4-4로 맞선 연장 14회말 무사 만루 찬스에서 바톨로 콜론에게 끝내기 희생 플라이를 쳤다.

    웃었다가, 울었다가, 다시 웃은 호스머다.

    ▲투혼 에딘슨 볼퀘즈 - 캔자스시티 적극성에 당한 맷 하비

    캔자스시티는 1차전 선발로 에딘손 볼퀘즈를 냈다. 올해 성적은 13승9패 평균자책점 3.55. 포스트시즌에서 3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4.32로 조금 주춤했지만, 힘은 있었다. 실제로 평균 구속이 93.7마일에서 95.5마일까지 올랐고, 피안타율도 2할5푼1리에서 1할7푼9리로 낮아졌다.

    문제는 가족이었다.

    볼퀘즈의 등판을 앞두고 볼퀘즈의 아버지 다니엘 볼퀘즈가 심장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물론 볼퀘즈는 이 사실을 모른 채 마운드에 올랐다. 현지 중계진에 따르면 볼퀘즈의 부인이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알리지 않기를 바랐다. 볼퀘즈는 6이닝 3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고,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투혼의 볼퀘즈였다.

    메츠 에이스 맷 하비도 6이닝 3실점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13승8패 평균자책점 2.71을 기록한 정규리그에 미치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2승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 중이었다.

    9일 이상 쉬고 나온 3경기에서 모두 실점이 없었던 하비지만, 캔자스시티 타자들의 적극적인 타격에 흔들렸다. 캔자스시티 타자들은 타석 당 3.7개의 공을 보면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적은 공을 본 타자들이었다. 그만큼 공을 맞히는 능력이 탁월하다. 결국 하비는 월드시리즈에서 처음 던진 공이 알시데스 에스코바의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으로 연결됐다. 메츠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단 한 차례도 리드를 뺏긴 적이 없다. 그런데 공 하나로 리드를 뺏겼다.

    에스코바는 포스트시즌에서 초구를 때려 11타수 8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돈 부포드, 더스틴 페드로이아에 이은 세 번째 월드시리즈 1차전 선두타자 홈런. 그리고 1929년 뮬 하스 이후 첫 월드시리즈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다.

    ▲월드시리즈 3번째 14이닝 연장

    4-4로 팽팽히 맞선 양 팀은 연장 10~11회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연장 12회는 2000년 메츠-양키스전에 이은 월드시리즈 1차전 최장 이닝 타이다. 하지만 승부는 연장 12회를 넘어 14회까지 가서야 갈렸다. 월드시리즈에서 연장 14회를 치른 것은 1916년 보스턴 레드삭스-브루클린 다저스,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 이은 세 번째다.

    한편 포스트시즌의 스타 다니엘 머피의 기록 행진은 끝났다. 머피는 포스트시즌 7경기 연속 안타와 타점, 득점을 올려 루 게릭과 타이를 이뤘다. 하지만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는 2안타 1득점으로 타점을 올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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