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자료사진 (사진=윤창원 기자)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로 예산안 심사 등 국회 일정이 모두 중단되며 정국이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역사전쟁이 민생 프레임으로 전이되며 책임공방도 격화되고 있다.
여권은 노동개혁 5대 법안, 서비스발전 기본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의 처리가 시급하다며 당정청회의까지 열어 조속한 처리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특히 한중FTA 비준안과 함께 내년도 예산안은 법정 처리 시한인 다음달 2일까지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년도 예산안은 3일에 이어 4일도 부처별 심사가 무산되면서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예산안은 이달 말까지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정부안 그대로 다음달 2일 자동 상정돼 처리된다.
새누리당은 더 이상 손놓고 있을 수 없다며 단독 예산안 심사를 검토하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김재경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은 4일 "위원장으로서 특단의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고, 새누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도 "야당이 예결위에 복귀해야 할 마지노선은 오늘까지"라고 못 박아 ‘반쪽 소위’ 가능성을 시사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민생’ 프레임을 들이대며 야당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김무성 대표는 4일 "직장인 국회에 출근하지 않고 무단결근을 계속할 경우 고용주인 국민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별도 기자회견까지 열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고시 강행은 독재’ 대국민담화를 “반(反)민생 국론분열의 선전포고”라며 여당 단독 본회의까지 시사했다.
이장우 대변인은 “민생은 파탄지경인데 이를 외면하고 어떻게하면 선거에 이길수 있을지만 고민하는 몰염치의 극치"라며 국민의 심판을 당부했다.
야당이 올바른 역사 교육을 가로막고자 민생을 팽개치는 직무유기를 하고 있으니 국민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맞서 새정치연합은 "국정화 고시 원천무효"를 선언하며 헌법소원과 역사국정교과서금지법 제정 등 모든 법적‧제도적 수단을 동원하는 국민불복종 운동에 들어갔다.
특히, 국정 역사교과서를 경제실패와 민생파탄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려는 '면피용 교과서'로 규정하며 여당에 역공을 폈다.
문 대표는 담화에서 "정부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와 아무런 관계없는 국정교과서를 강행하는 것은 '경제살리기'는 모르겠다는 선언과도 같다“면서 "정부·여당은 민생을 말할 자격을 잃었다. 우리는 민생경제를 살리면서 역사국정교과서를 기필코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