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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타는 한복 스타일을 보여주는 '하플리'

패션/뷰티

    '썸'타는 한복 스타일을 보여주는 '하플리'

    국내 최초 생활한복 스타일 편집숍 '하플리'의 등장

    '레이스치마에 데님 적삼 재킷, 장 저고리와 스트라이프 팬츠'
    한복인데 한복 아닌 한복 같은 옷, 그야말로 썸 타는 한복이다. 한복과 기성복을 믹스 매치한 코디가 낯설지만 묘하게 어울린다.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최신 트렌드로 빠르게 제작·유통시키는 의류)을 추구하는 요즘, 뜬금없이 우리 고유의 전통 옷 '한복'을 내세운 편집숍이 등장했다. 편집숍이란 한 매장에 2개 이상의 브랜드 제품을 모아 판매하는 유통 형태의 숍으로 주로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의류(기성복)을 판매하는 게 일반적이다. 옷 외에 모자나 가방 등 편집숍 범위는 확대됐지만 한복 스타일을 내세운, 한복만을 다루는 편집숍 오픈은 이번이 처음이다.

    ◇ 개량한복과 생활한복의 차이 '스타일'

    모던한복 편집샵 '하플리' 이지언 대표. (사진=황진환 기자)

     

    전통한복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고쳐 만든 것이 개량한복이라면 여기에 새로운 감각의 스타일로 멋을 살린 것이 생활한복이다. 한마디로 전통한복의 불편함은 최소화하고 스타일은 살린 옷이다.

    한복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생활의상으로 정착하지 못한 건 불편함과 일상복 활용에 따르는 어려움 때문이다. 여성한복의 경우 기본 형태가 슬림하고 짧은 상의에 풍성하고 긴 치마다. 풍성함을 살리기 위해 속치마를 입어야 했고, 짧은 상의로 인해 팔을 들어 올리는 건 주의해야 하는 등 행동제약이 따랐다.

    하지만 최근 나온 여성 생활한복은 저고리 길이감이 늘어나고, 치마 길이는 짧아져 활동성과 편리성을 살렸다. 어디 그뿐이랴. 슬림한 핏을 강조해 날씬해 보이는 게 특징이다. 원단도 기존 한복 원단 본견(本絹)이나 화섬(化纖)이 아닌 기성복 소재의 원단을 사용해 거칠지않고 부드러운 촉감으로 실용성을 높였다.

    남성도 마찬가지다. 남자는 상의에 깃과 고름을 달아 살짝 변경하거나 길이감을 조정해 편안하면서 디자인이 심플한 생활한복으로 재탄생했다.

    한복스타일 편집숍 이지언(25) 대표는 "한복의 일상화를 추구하고자 기존 한복 디자인을 고수하기보다 치마나 저고리 길이감을 조정하고, 옷고름을 없애거나, 지퍼를 달고 주머니를 다는 등 실용적인 하나의 옷처럼 만든 것이 생활한복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 전통과 현대의 조합 '생활한복'의 대중화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우며 섹시한 느낌마저 주는 '스튜디오 키세 Quisseh'의 옷 (사진= 황진환 기자)

     

    한때는 '날라리 한복', '족보 없는 옷'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천대받았던 생활한복이 최근 젊은층에서 새로운 의상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생활한복의 인기를 입증하듯 국내 최초로 한복 스타일 편집숍 '하플리(HAPPLY)'까지 등장했다.

    하플리 이지언 대표는 "기존 전통 한복을 그대로 입는 것이 아니라 스타일과 디자인, 편리성을 고려해서 제작해 탄생한 한복 스타일 셀렉트 숍"이라며 "현재 여러 브랜드가 입점해 다양한 생활한복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플리에 입점된 브랜드만 총 11곳. 의류로는 이제 (IYJAE, by 금의재), 스튜디오 키세 (Quisseh), 르벙, 희노애락, 디망쉬, 한편, 살구한복, 코지토리, 델리커스텀 등이 있고, 액세서리 브랜드로 비밀장신구, 애브리데이 노트파티가 참여했다.

    입점 브랜드가 제각각이듯 하플리의 생활한복 역시 개성있고 독특한 디자인이 많다. 문제는 다소 높은 가격대.

    이지언 대표는 "하플리 입점 브랜드 경우 바지가 10만 원, 코트는 최대 20만 원대를 넘지 않도록 나름 가격 기준을 세웠다. 물론 그 이상의 가격대도 존재한다"며 "대량주문이면 중국 공장에서 찍어내 가격이 저가로 판매되겠지만, 대부분 주문-제작 방식으로 디자이너의 작업 시간과 공이 많이 들어간다. 원단도 그렇고 디자이너의 수제 작업이라 높은 퀄리티는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생활한복이라도 저고리를 하나 사면 다른 옷과 코디해서 다양하게 입을 수 있으니 우스갯 말로 '본전은 뽑는다'는게 편집숍의 설명이다.

    ◇ 스타일과 활동성을 살린 생활한복

    생활한복 이제(IYJAE)의 검정색 폴리 장저고리와 기성복 스트라이프 와이드팬츠를 코디한 이지언 대표 (사진= 황진환 기자)

     

    현대인에게 우리 전통 옷 한복은 명절에 한번 입을까 말까하는 '연례복'이다. 그런 한복을 입고 출근을 하고 친구를 만나는 등 일상생활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불편함은 둘째고 주변의 뜨거운 시선 때문에 견디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인기있는 생활한복 브랜드는 한복인지 일반 기성복인지 잘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한복스러움은 누그러졌다. 일부에서는 전통의 훼손이라 안좋은 시선도 보내지만 젊은 세대들은 스타일과 활동성을 살린 한복의 변화가 반갑다.

    인기 브랜드로 꼽히는 '르벙'은 최근 한복을 입기 시작한 '한복패피'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다. 저고리와 속치마 등 한복 고유의 느낌은 살리되 새로운 감각을 더해 캐주얼하면서 활동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고리 등 남아있는 한복스러움이 부담스럽다면 가디건 등을 덧입거나 다른 기성복과 믹스매치 해서 입기를 권한다.

    이밖에 박상준 디자이너의 남성한복 브랜드 '희로애락',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우며 섹시한 느낌마저 주는 '스튜디오 키세' 등도 인기 브랜드. 모두 한복이나 한복 스타일을 모티브로 일상 속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한 옷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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