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능을 앞두고 올해도 어김없이 도를 넘어선 수능 마케팅이 반복되고 있다.
대전의 한 대형마트 식품관에 ‘합격’이라는 글자를 새겨놓고 작은 상자로 포장된 '합격사과'의 가격은 한 개에 5,000원. 반면 바로 옆에 함께 진열된 일반사과의 가격은 5개 묶음에 4,950원에 팔리고 있었다. 개당 1,000원꼴.
상자 포장과 합격이라는 글자를 새겼다는 이유만으로 무려 5배 가까이 가격이 폭등한 셈이다. 가격 차이의 이유를 판매 직원에게 묻자 직원은 사과를 팔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오히려 사지 말라고 만류했다.
직원은 “저희도 비싸다고 생각한다”며 “솔직히 팔기 민망하다”고 말했다.
한 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엄지손가락 크기의 찹쌀떡은 10개 묶음 포장에 1만 2,500원. 개당 1,250원 꼴인데 백화점 인근 제과점에 팔리고 있는 비슷한 크기의 찹쌀떡인 개당 7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찹쌀떡을 판매하는 직원은 “대목이라 여기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다 비슷하게 판매하고 있다”며 “대목인 것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대전 은행동의 한 상가는 ‘수능시계’를 판매 중이다. 상가 유리에 ‘수능 잘 보게 하는 시계’라는 광고 문구를 크게 내걸었다. 이 시계는 겉으로 보기에 일반 시계와 별반 다른 점이 없지만, 가격은 무려 2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매년 반복되고 있는 과도한 수능 마케팅은 전통적인 합격기원 상품인 엿과 초콜릿, 방석, 손난로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그럴싸한 포장과 얄팍한 상술로 만든 수능 합격 기원 상품들 안에 과연 진정으로 수험생들의 합격을 바라는 마음이 들어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