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홈런 타자." 황재균이 베네수엘라전에서 홈런 2개를 쳤다. (자료사진=박종민 기자)
야구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고민이 많았다. 도미니카공화국과 2차전이 11일 밤 11시에 끝난 뒤 12일 오후 1시에 바로 베네수엘라전을 치러야 했다. 홈팀 자격이라 숙소에서 오전 9시에는 출발해야 했다.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쉴 시간이 채 10시간도 되지 않았다.
자칫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의 걱정은 기우였다. 오히려 짧은 휴식 시간이 전날 7회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타격감을 쭉 이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한국은 12일 대만 타이베이 타오위안 구장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3차전에서 장단 14안타(2홈런 7사사구)를 몰아치며 베네수엘라를 13-2, 7회 콜드 게임 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승1패를 기록하며 8강 진출에 청선호를 켰다.
▲완전히 살아난 타격감한국은 일본 삿포로돔에서 일본과 1차전, 대만 타오위안 구장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2차전을 치렀다.
구장 적응에도 애를 먹었지만, 무엇보다 타선이 침묵했다. 아무래도 시즌 종료 후 시간이 꽤 지난 터라 실전 감각이 없었다. 일본전에서 무득점에 그쳤고,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도 6회까지 점수를 올리지 못했다. 15이닝 연속 무득점이었다. 하지만 7회 이대호의 투런포와 함께 타선이 살아났다. 7~9회에만 10점을 뽑았다.
살아난 타격감은 베네수엘라전으로 이어졌다.
1회부터 시원시원했다. 정근우의 안타와 손아섭의 기습 번트로 무사 1, 2루를 만들자 김현수가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2사 1, 3루에서는 황재균의 적시타도 터졌다. 1회말에만 3점을 뽑으면서 가볍게 출발했다.
선발 이대은이 다소 흔들리면서 3회초 2점을 내줬지만, 방망이로 베네수엘라를 제압했다.
4회말 선두타자 황재균의 솔로 홈런이 터졌고, 강민호와 김재호의 연속 2루타로 추가점을 냈다. 5-2로 앞선 2사 3루에서는 김현수의 적시타가 나왔다. 김현수의 도루에 이어 이대호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날려 4회말 4점을 올렸다.
한국 타선은 5회말에도 쉬지 않았다. 황재균이 1사 후 연타석 솔로 홈런을 쳤고, 강민호의 볼넷, 김재호의 안타, 정근우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다. 손아섭의 희생 플라이도 나오면서 5회말에도 3점을 만들었다. 단숨에 스코어는 10-2까지 벌어졌다.
7회 콜드 게임까지 2점이 남은 상황.
한국은 6회말 이대호가 몸에 맞는 공, 박병호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나성범이 3루 내야 안타를 쳤고, 3루수의 악송구가 겹치면서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콜드 게임 조건은 만족시켰지만, 멈추지 않았다. 황재균의 내야 안타와 대타 오재원의 희생 플라이로 정확히 13점째를 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