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치러진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영수 영역이 당초 전망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이날 수능 종료 직후까지만 해도 '물수능'이라 불린 지난해와 비슷하게 쉬운 수준으로 여겨졌지만, 실제 수험생들의 가채점 결과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점수가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지난해처럼 '물수능'이 될 거라던 교육과정평가원이나 입시기관들의 당초 예측과는 달리, 국영수를 중심으로 '물수능 속 불수능'이 될 거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후 11시 현재 수험생들의 가채점 결과를 취합한 입시기관들의 '예상등급컷 현황'을 살펴보면, 문이과를 막론하고 1등급 커트라인이 '만점'인 국영수 과목은 단 하나도 없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집계에선 국어A 1등급컷이 96점, 국어B는 94점, 수학A는 94점, 수학B는 96점, 영어는 94점이다. 대성학원 집계에서도 국어A는 96점, 국어B는 93점, 수학A와 B는 각각 96점, 영어는 94점이다.
이투스 역시 국어A는 96점, 국어B는 94점, 수학A는 94점, 수학B는 96점, 영어는 93점으로 추정하고 있다. 진학사 집계에서도 국어A는 96점, 국어B는 94점, 수학A와 B는 각각 96점, 영어는 94점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국어A는 96점, 국어B는 94점, 수학A와 B는 96점, 영어는 94점 수준에서 1등급컷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같은 가채점 결과는 지난해 매우 어렵게 출제돼 1등급컷이 91점이던 국어B가 약간 쉬워진 걸 제외하면, 국영수 모든 과목이 어렵게 출제돼 등급컷이 낮아진 수치다.
수능 출제위원장인 이준식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이날 오전만 해도 "올해 수능은 지난해와 같은 기조 속에서 6월과 9월 두 차례 모의평가 수준으로 문제를 냈다"고 밝혔다.
6월 모의평가의 경우 국어B형과 영어에서 만점을 받아야, 9월 모의평가는 국어A와 수학B, 영어에서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 될 수 있었다. 따라서 가채점 결과는 출제단의 이러한 예상이 어긋났음을 보여준다.
다수 입시기관들도 수능 종료 직후 "국영수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쉽게 출제됐다"고 평가했지만, 막상 가채점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사뭇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치러보니 어려웠다"던 수험생 다수의 '체감 난이도'가 사실에 부합한 것으로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9월 모의고사때 1등급을 받은 수험생들을 수능 직후에 조사해보니 70%가량이 국영수가 어려웠다는 반응"이라며 "상위권의 이런 반응은 심상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이른바 '물수능' 기조를 4~5년 유지하다 보니, 문제를 조금만 바꾸면 낯설어하는 일종의 학력저하 현상이 빚어진 걸로도 볼 수 있다"며 "작년의 국어B가 '최악의 불수능'이었던 것처럼, 올해는 국영수 전체가 '불수능'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