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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대포 농민 구조자 "구조중에도 따라오며 조준"

사회 일반

    물대포 농민 구조자 "구조중에도 따라오며 조준"

    -뇌수술 받고 의식 찾지 못해
    -과격시위? 차벽부터가 위헌
    -물대포, 나이든 사람에겐 위협적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구조자 (의식불명 농민 구조한 동료 농민)

    주말 동안 프랑스에서 최악의 연쇄 테러가 있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도심 집회에서 참가자와 경찰 사이에 큰 충돌이 있었습니다. 노동개혁법, 국정교과서 등등의 반대하는 민중총궐기투쟁 대회였는데요. 거기에서 한 농민이 경찰이 쏜 물대포를 정면으로 맞고 쓰러져서 중태에 빠진 겁니다. 이 동영상이 널리 퍼지면서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시위가 폭력적이었던 거냐, 아니면 진압이 살인적이었던 것이냐' 하는 논란이었는데요. 그 당시 상황을 좀 자세하게 들어봐야 판단도 가능할 것 같죠. 그 현장에서 중태에 빠진 그 농민을 직접 구조한 분이세요.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선생님, 나와계십니까?

    ◆ 구조자>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우선 쓰러진 그 분, 백 모씨라고 알려져 있는데, 지금 상태는 어떠세요?

    ◆ 구조자> 제가 듣기로는 수술을 받고 의식은 아직 찾지 못하고 계신 것 같아요. 빨리 의식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뇌 수술 받으신 거죠?

    ◆ 구조자> 네.

    ◇ 김현정> 그 쓰러지는 동영상을 저도 봤습니다만, 물대포를 정면으로 맞고 쓰러지는 장면. 선생님, 그 당시 목격하신 장면이 어땠습니까?

    ◆ 구조자> 처음에 물대포를 맞고 중심을 잃었고요. 다시 또 물대포를 맞고 바로 뒤로 쓰러지셨습니다.

    ◇ 김현정> 물대포를 맞고 쓰러지셨어요? 그쪽으로 다가가셨겠네요.

    ◆ 구조자> 쓰러진 뒤에도 계속 물대포를 쐈기 때문에 일단 얼굴 쪽으로 안 맞게 해야겠다 싶어서, 제가 그 분 배 위로 올라가서 등 쪽으로 제가 물대포를 막아냈습니다.

    ◇ 김현정> 쓰러지는 장면이... 통나무 쓰러지듯이 확 쓰러지는 모습이던데요. 그 이후에도 물대포를 계속 쐈다고요, 그 위에다가요?

    ◆ 구조자> 계속 쐈습니다. 제 생각에 계속 쏠 것 같아서 그분을 옮기는 게 아니라 물대포를 막기 위해서 그 분 위에 올라가서 등진 거죠, 물대포쪽을요.

    ◇ 김현정> 이대로 두면 큰일이 나겠다 판단을 하셨던 겁니까?

    ◆ 구조자> 네.

    ◇ 김현정> 물대포 호스와 쓰러진 백 모씨 사이의 거리는 어느 정도 됐나요?

    ◆ 구조자> 20m 정도 될까요.(CBS노컷뉴스가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살수차와 백씨와의 거리는 불과 7~8미터로 확인됨)

    ◇ 김현정> 그 물대포의 위력이 어느 정도로 느끼셨습니까, 등으로 맞을 때.

    ◆ 구조자> 무릎 한 쪽을 꿇고 막아보려고 했는데. 막상 물대포를 맞으니까 두 손을 땅에 짚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 김현정> 두 손을 짚어야 버틸 수 있을 정도로요.

    ◆ 구조자> 네.

    ◇ 김현정> 고통이 느껴질 정도로 아픈 정도였습니까?

    ◆ 구조자> 오늘 아침까지 목이랑 등이 좀 뻐근합니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에서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전남 보성군 농민회 백남기(69) 씨에게 경찰이 멈추지 않고 물대포를 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 김현정> 그래서 버티다가... 몇 분 만에 어떻게 옮기셨어요?

    ◆ 구조자> 몇 초간 그러고 있으니까 그때 너무 물대포를 많이 맞아서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어요. 그래서 옮기지 못했는데, 다른 한 분이 오셔서 쓰러지신 분 어깨를 잡고 옮기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 분 허리를 잡고 아마 몇 발자국 옮겼을 겁니다. 왜냐면 계속 물대포를 쐈고, 옮기던 와중에서도. 저는 더 이상 눈을 뜰 수가 없더라고요. 제 몸 자체도 가누기가 힘들어서 살짝 옆으로 빠졌는데도 계속 저한테도 쏘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조준사격을 했다고 보시는 거예요? 조준해서 쐈다고.

    ◆ 구조자> 네. 따라다니면서, 옮기고 있는 과정에서 계속 옮기는 사람들 등 뒤로 물대포를 쐈고요.

    ◇ 김현정> 부상자를 옮기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물대포를 따라다니면서 쐈다고요?

    ◆ 구조자> 네. 제가 나중에 보니까, 그 뒤로도 계속 끝까지 쏘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지금 경찰 측에서는 이 물대포를 맞은 백 모씨가 세워놓은 경찰차벽을 훼손하려고 했기 때문에 물대포를 쏠 수밖에 없었다. 즉, 먼저 과격하게 도발을 했다는 입장인데. 어떻습니까? 실제로 과격한 행동을 많이 했나요?

    ◆ 구조자> 저희가 행진하는 중에, 차벽이 위헌이라고 결정 났지 않습니까?

    ◇ 김현정> 차벽을 세워서 막는 행동은 위법이다?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서 캡사이신을 섞은 물대포를 직격으로 맞아 아스팔트에 머리를 부딪혀 정신을 잃고 쓰러진 전남 보성군 농민회 소속 백 모(69)씨를 옮기려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다시 분사하고 있다. 백 씨는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긴급 후송됐으며 현재 뇌출혈 수술을 받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 구조자> 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성난 농민들이 버스 한 대를 끌어내려고 밧줄을 묶어서 잡아당기는 행동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버스가 전혀 움직이지를 않았어요. 그래서 차벽이 훼손될 정도로 위협적인 상황이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경찰 측의 논리는 워낙 과격하게 도발을 하니까 방어차원에서 쐈다 이런 거거든요. 어떻습니까?

    ◆ 구조자> 실제 쓰러진 그분은, 그때 그냥 물대포를 피해서 지나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을 조준해서 물대포를 쏜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TV 화면에도 나옵니다마는 경찰차 차벽을 쓰러뜨리려고 하는 장면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기는 있었던 거죠.

    ◆ 구조자> 네.

    ◇ 김현정> 그래서 그런 것들이 과격한 행동이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는 건데, 경찰에서는.

    ◆ 구조자> 1차적으로 차벽이 위헌이기 때문에, 경찰 측에서 먼저 위법을 저지른 것입니다.

    ◇ 김현정> 차벽을 세워서 시위대를 막는 것 자체가 위법이기 때문에 쓰러뜨리려고 한 거다?

    ◆ 구조자> 네.

    ◇ 김현정> 쓰러뜨려졌습니까?

    ◆ 구조자> 아니요, 버스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전혀 움직이지 않고. 그러면 물대포에 맞은 백 모씨 같은 경우에는, 차벽을 쓰러트리려다가 물대포를 맞으신 거예요?

    ◆ 구조자> 물대포 피하려다가 맞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쓰러트리려고 하는 중에 맞은 건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RELNEWS:right}◆ 구조자> 네. 제가 그때 물대포를 맞아보니까 그 위력이, 나이드신 분들이 실제 서서 맞았다고 하면 굉장히 위협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난 주말 경찰의 물대포 진압과정을 목격한 그리고 그 중태에 빠진 농민을 구조 한 분,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는데요. 시위가 폭력적이었던 것이냐 아니면 진압이 살인적이었던 거냐, 이 논란. 여러분은 들으시면서 어떻게 판단하셨습니까?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어려운 인터뷰 고맙습니다.

    ◆ 구조자> 수고하셨습니다.

    ◇ 김현정> 아무쪼록 중태에 빠진 농민, 빨리 쾌차하시기를 기원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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