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카무라가 지난 19일 한국과 프리미어12 준결승 9회 2사 1루에서 대타로 나서 3루 땅볼에 그치며 패배가 확정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모습.(사진=SBS 중계화면 캡처)
일본 야구 간판 거포 나카무라 다케야(32 · 세이부)가 프리미어12 한국과 4강전에 대한 씁쓸한 기억을 털어놨다. 이런 충격 때문인지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에 대해 미온적인 자세를 보였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닛폰은 24일 전날 나카무라가 세이부돔에서 열린 구단 행사에 참석해 밝힌 프리미어12 소감과 WBC 출전 견해를 전했다. 이날 팬들과 함께 한 토크쇼에서다.
나카무라에게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는 썩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세계 랭킹 12위까지 겨루는 국가대항전에서 나카무라는 20타수 3안타 타율 1할5푼에 그쳤다. 장기인 홈런도 없었다. 지난 2011년 48홈런, 올해 37홈런 등 통산 6차례 퍼시픽리그 홈런왕에 오른 명성이 무색했다.
특히 대회 마지막 타석이 비참했다. 나카무라는 지난 19일 한국과 4강전에서 9회 대타로 나섰다. 3-4로 뒤진 2사 1루에서 나온 나카무라에게 일본은 특유의 시원한 장타를 기대했지만 3루 땅볼에 그치면서 우승의 꿈이 물거품이 됐다.
무엇보다 한국에 8회까지 3-0으로 앞서다 9회 대거 4실점, 쓰라린 대역전패의 마지막 타자로 기억되게 됐다. 나카무라는 조별리그 5경기에서 모두 4번 타자로 나섰지만 19타수 3안타 2득점에 머물렀다. 설상가상으로 몸에 맞는 공으로 허벅지 부상을 입었다. 한국과 4강전에 출전 강행 의지를 보였지만 선발에서 빠졌고, 출전했지만 하필이면 가장 부담스러운 때 나가 아픈 추억만 남기게 됐다.
나카무라는 구단 팬들 앞에서 "(프리미어12에서는) 분명히 말해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면서 "준결승은 마지막 타자가 됐다"고 입맛을 다셨다. 이어 "재미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17년 WBC 출전 여부를 묻자 나카무라는 골똘히 생각한 뒤 "별로 나가고 싶지 않네요"라고 답했다. 스포츠닛폰은 "2016시즌 종료 후까지 출전에 대해 생각할 수 없다는 의미가 강하다"고 해석했다.
나카무라는 그동안 부상으로 2009년과 2013년 WBC에 나서지 못했다. 사실상 이번 프리미어12가 첫 일장기 마크를 가슴에 단 대회였으나 쓴맛을 남긴 채 국가대표를 자의로 은퇴할 상황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