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올해는….우리가 우승을." OK저축은행 시몬(왼쪽)과 대한항공 한선수. (사진=KOVO 제공)
그야말로 역대급 선두 경쟁이다. 1위부터 4위까지 승패는 같다. 승점에서 순위가 갈렸다. 5위도 만만치 않다. 1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1승이 부족할 뿐이다. 6~7위를 제외한 5팀이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형국이다.
2005년 V-리그 원년부터 이렇게 선두 경쟁이 치열했던 적은 없었다. 그나마 2011~2012시즌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이 1승, 승점 4점 차로 1, 2위를 나눠가진 것이 가장 치열한 경쟁이었다.
하지만 2015~2016시즌은 무려 5개 팀이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재 1위는 OK저축은행. 8승5패 승점 26점이다. 그런데 2위 현대캐피탈과 3위 대한항공, 4위 삼성화재 모두 8승5패를 기록 중이다. 승점에서 현대캐피탈이 25점, 대한항공이 24점, 삼성화재가 23점으로 순위가 결정됐다. 여기에 5위 한국전력도 7승5패 승점 20점을 기록하고 있다. 1일 KB손해보험을 잡으면 5개 팀이 8승5패로 나란히 서게 된다.
▲쫓기는 OK저축은행, 대한항공1라운드에서는 OK저축은행의 독주가 예상됐다. 시몬을 앞세운 OK저축은행은 5승1패를 기록하며 '디펜딩 챔피언'의 힘을 과시했다. 하지만 2라운드 중반부터 3라운드 첫 경기까지 4연패를 당하며 달아나지 못했다. 시몬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국내 선수들이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대한항공도 1~2라운드에서 나란히 4승2패를 거둬 2라운드까지 8승4패 승점 24점을 기록했다. 선두 OK저축은행을 1점 차로 쫓았다. 세터 한선수의 가세로 우승 후보로 떠오른 전력다웠다. 하지만 산체스의 부상이 선두 경쟁의 변수다. 산체스 이탈 후 1승2패를 기록 중이다. 대체 선수를 찾는 중이지만, 산체스 수준의 선수를 데려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기존 선수들과 호흡도 걱정해야 한다.
"스피드 배구를 보여줄게" vs "V-리그는 내가 접수한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과 삼성화재 그로저. (사진=KOVO 제공)
▲상승세의 현대캐피탈, 삼성화재, 한국전력
줄곧 3위를 유지하던 현대캐피탈은 3라운드 첫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잡고 2위로 점프했다. 2라운드에서 3승3패로 다소 주춤했지만, 세터 노재욱의 가세로 제 전력을 찾았다. 최태웅표 스피드 배구도 서서히 자리를 잡고 있다. 오레올도 득점 3위(290점), 공격종합 1위(58.97%)로 제 몫을 하고 있고, 문성민의 존재도 든든하다.
삼성화재의 상승세가 가장 무섭다. 1라운드에서 2승4패에 그쳤던 삼성화재는 2라운드 첫 경기를 내준 뒤 6연승을 기록 중이다. 초짜 감독으로 애를 먹었던 임도헌 감독도 적응을 마쳤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역시 그로저다. 그로저는 다른 선수들보다 2경기 적게 뛰고도 득점 1위(380점)에 올랐다. 2위 시몬과 43점 차다. 공격종합 4위(54.81%), 오픈 1위(49.45%), 시간차 5위(65.00%), 후위 4위(57.89%), 서브 1위(세트당 0.878개) 등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다. 국내 선수들의 전력이 약한 삼성화재가 선두 경쟁에 뛰어든 비결이다.
한국전력도 상승세다. 2라운드 중반까지 4승5패로 처졌던 한국전력은 최근 3연승으로 선두권을 맹추격하고 있다. 3라운드 첫 경기인 꼴찌 KB손해보험전을 잡는다면 1~4위와 나란히 8승5패를 기록하게 된다. 역시 시즌 초반 컨디션 난조를 겪은 전광인의 부활이 반갑다. 얀 스토크의 활약에 서재덕도 가세하면서 선두 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반면 우리카드와 KB손해보험은 다소 경쟁에서 멀어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