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학과사무실에 집단 자퇴서를 제출한 연세대 로스쿨 학생들. 왼쪽부터 학과 사무실 직원, 우수지(26) 부학생회장, 하주영(25) 학생회장, 이종훈(27) 부학생회장. (사진=김광일 기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설치된 전국 25개 대학 중 24개교 학생들이 8일 집단으로 자퇴서를 제출했다.
이는 최근 법무부의 사시 폐지 유예 방침에 항의하기 위한 것으로, 이로써 지난 4일 먼저 자퇴서를 제출한 서울대를 포함해 로스쿨이 설치된 전국의 모든 대학 학생회는 집단 자퇴서 제출을 마쳤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광복관(법대 건물)에 몰려온 60여 명의 학생은 자퇴서가 담긴 상자를 학과사무실에 건넸다.
상자에는 이 학교 로스쿨 학생 280명 중 군 휴학생 등 7명을 제외한 273명의 자퇴서가 담겨 있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법무부의 사시 폐지 유예 방침은 로스쿨을 고사시키겠다는 선언"이라며 "처음 광복관에 들어오던 순간의 설렘을 떠나보내려 한다"고 밝혔다.
8일 광복관 1층에 모인 연세대 로스쿨 학생들. 앞줄 왼쪽부터 이종훈(27) 부학생회장, 하주영(25) 학생회장, 우수지(26) 부학생회장. (사진=김광일 기자)
이날 연세대 로스쿨 하주영(25) 학생회장은 "자퇴서는 정식 서식에 맞춰 작성했다"며 "수리 여부는 학교에서 결정하고, 수리된다면 정말 자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학생 대부분이 참석한 총회에서 95%가 넘는 찬성률로 자퇴서 제출안을 가결했다"며 "전체 결정에 따르지 않을 경우 어떻게 제재할지 등을 놓고 고민했었으나, 명시적으로 반대를 표명한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화여대 로스쿨의 경우 320명 중 연락이 잘 닿지 않던 2명을 제외하고 318명이 이날 자퇴서를 제출했다.
이화여대 로스쿨 강은혜(25) 학생회장은 "(자퇴서 제출에는) 모두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나라의 법조인을 양성하는 제도를 결정하는 중대한 문제에 그런 정도의 결단력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학교가 자퇴서에 대한 수리 여부를 최종 판단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사시 존치를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 로스쿨 학생협의회는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과 만난 뒤, 10일 법무부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