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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도 테러 '위험인물' 잇단 검거…위기감 고조

사회 일반

    국내서도 테러 '위험인물' 잇단 검거…위기감 고조

    • 2015-12-08 17:52

     

    현행법상 배후 수사에 한계…"테러방지법 제정 필요" 목소리
    정부 '장기 불법체류 외국인' 우선 단속

    최근 국내에서 테러 우범 인물이 잇따라 검거되면서 우리나라도 더는 국제적 테러 위협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현행법 위반 사실이 없는 이상 테러 위험인물의 배후나 연계조직을 파헤칠 법적 근거가 없어 대테러 입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된 단체 '알누스라 전선'을 추종한 인도네시아인 A(32)씨를 지난 1일 경북 지역에서 체포해 강제퇴거 조치했다고 8일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A씨는 테러 우범 인물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폭 테러를 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드러냈고, '이슬람 전사 후원용 통장'까지 만들어 모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거주지에서는 이슬람의 성전(聖戰) '지하드'를 상징하는 깃발도 발견됐다.

    A씨를 검거할 수 있었던 건 지난달 경찰이 구속한 또 다른 인도네시아인 B(32)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관련 단서가 포착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B씨 역시 알누스라 전선 추종자다. SNS에 "내년에 시리아 내전에 참전해 지하드 후 순교하겠다"고 밝혔고 거주지에는 흉기인 '보위 나이프' 1점과 모형 M16 소총 한 자루를 보관하고 있었다.

    법무부는 전북 부안에서 체포된 또 다른 인도네시아인 2명을 지난달 24일 강제퇴거시키기도 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알누스라 전선의 단순 추종자였지만 다른 한 명은 "미국·러시아 등과 싸우다 죽겠다"고 수시로 말하던 인물이다.

    최근 한 달 사이 국제 테러조직을 추종한 외국인 4명이 적발되면서 국민들의 '테러 공포감'도 높아졌다.

    지난달 130명의 사망자를 낸 프랑스 파리 연쇄테러 사건에 이어 지난 5일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너디노에서 총기 난사 테러가 발생하는 등 국제적 테러 위협은 현실이 된 상황이다.

    특히 LA 테러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직접적 연계는 없지만 그 영향을 받은 자생적 테러였다는 점에서 국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뚜렷한 조직적 배후가 없이 막연하게 극단주의 노선을 추종하는 테러범도 얼마든지 국가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번에 검거된 인도네시아인 A씨 등도 유사한 부류로 볼 수 있는 만큼 사안이 가볍지 않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흉기를 불법 소지한 B씨처럼 별도의 범법 사실이 적발된 피의자가 아니라 테러를 모의·기획하기만 한 경우, 배후 수사를 벌이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불법체류 외에는 현행법 위반 사실이 없는 A씨의 경우, 당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강제추방뿐이었다.

    이 때문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테러 관련 입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새누리당 지도부와 회동에 이어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국회에 계류된 테러방지법의 조속한 통과를 역설했다. "우리나라가 테러를 방지할 기본적인 법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건 IS도 알아버렸다"는 표현까지 동원했다.

    일단 정부는 입법 문제와는 별도로 테러 우범 인물에 대한 단속 수위를 강화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10년 이상 불법 체류한 외국인'의 동향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 장기간 불법 체류를 통해 단속을 회피하는 요령을 터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종의 '브로커'처럼 다른 외국인들의 불법 입국에도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

    테러 조직과 연계한 밀입국이라면 국내 장기 체류자의 협조를 얻을 개연성이 있으므로 이들을 집중하여 단속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법무부는 외국 정부와 공유하는 대테러 정보 등을 토대로 입국 심사를 강화하는 한편 국내 외국인 밀집 지역의 순찰을 늘려 이상 징후가 없는지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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