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부산 케이티의 마커스 블레이클리 (사진 제공/KBL)
2015-2016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반환점을 돌았다. 올 시즌에는 반환점의 의미가 매우 크다. 8일 오후부터 시작되는 4라운드부터는 2,3쿼터에 한해 외국인선수 2명 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라운드부터 시행된 3쿼터 동시 출전이 2,3쿼터로 확대된다.
김영기 KBL 총재의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된 2,3쿼터 동시 출전. 오래 전 합의가 이뤄졌기에 10개 구단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새로운 변수가 정작 어떤 작용을 할지에 대해서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3라운드 쿼터별 마진(득실점 차이)을 바탕으로 4라운드를 전망해보자. 외국인선수 한 쿼터 동시 출전은 2라운드부터 이뤄졌지만 최근 팀 분위기(웰덴 맥키네스가 가세한 동부, 애런 헤인즈가 다친 오리온 등)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3라운드 기록 만을 예측의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부산 케이티
1~4쿼터 득점 : 17.4점 / 17.6점 / 24.9점 / 21.8점
1~4쿼터 실점 : 20.6점 / 20.1점 / 20.9점 / 20.6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4.0점 (리그 1위)
케이티는 전반까지 밀리다가 3쿼터에 반격한 뒤 4쿼터에 접전을 펼치는 경기 양상을 자주 보였다. 마진에서 알 수 있듯이 3쿼터 경쟁력이 탄탄했기 때문이다.
코트니 심스와 마커스 블레이클리가 나란히 출전해 센터와 파워포워드를 맡으면 어느 팀과 붙어도 높이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다. 블레이클리는 포인트포워드의 역할도 할 수 있고 특히 심스와의 호흡이 좋다. 케이티가 개막 전부터 4라운드 만을 기다려온 이유다.
◇울산 모비스
1~4쿼터 득점 : 17.4점 / 18.8점 / 19.9점 / 21.6점
1~4쿼터 실점 : 17.6점 / 15.9점 / 18.1점 / 19.4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1.8점 (리그 2위)
1쿼터는 탐색전, 2쿼터에 승기를 잡은 뒤 3쿼터에 쐐기를 박는다. 모비스의 최근 승리 공식이다. 모비스는 원래 3쿼터에 강한 팀이었다. 유재학 감독의 임기응변(in-game adjustment)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변수는 있다. 1975년생 아이라 클라크의 체력이다. 클라크는 올 시즌 평균 22분의 출전 시간을 기록 중이다. 동시 출전이 확대되면 체력 부담도 커진다. 그러나 언더사이즈 빅맨의 성공시대를 처음 알린 커스버트 빅터가 있어 2,3쿼터 높이 경쟁력은 여전히 높다.
◇서울 SK
1~4쿼터 득점 : 19.1점 / 21.1점 / 24.8점 / 21.2점
1~4쿼터 실점 : 20.3점 / 22.7점 / 23.4점 / 24.7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1.4점 (리그 3위)
골밑은 커녕 상대의 백코트 에이스 수비도 버거운 드워릭 스펜서가 혼자 뛸 때 SK는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데이비드 사이먼이 그의 곁을 지키면 스펜서의 장점인 득점력을 적극 활용할 수가 있다.
SK는 스펜서의 가세로 얻을 수 있는 장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김선형이 복귀 후 평균 19.9점, 3점슛 성공률 58.3%를 기록하면서 팀의 화력은 이미 좋아진 상태다. 그러나 체력이 좋지 않은 사이먼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이 변수다. 하루빨리 김민수가 돌아와야 한다.
◇안양 KGC인삼공사
1~4쿼터 득점 : 14.4점 / 20.9점 / 23.0점 / 20.7점
1~4쿼터 실점 : 17.1점 / 17.9점 / 21.7점 / 18.0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1.3점 (리그 4위)
마리오 리틀은 최근 6경기에서 평균 20.2점, 3.7리바운드, 야투성공률 54.5%, 3점슛 성공률 45.9%를 기록하고 있다. KGC인삼공사가 3라운드 이후 순위 경쟁을 자신하는 이유다.
리틀은 지난 6경기에서 총 득점의 42%를 3쿼터에 뽑아냈다. 리틀이 마음껏 뛸 수 있는 무대가 2,3쿼터로 확대되면 그의 득점 생산력은 더욱 향상될 것이다.
KGC인삼공사 찰스 로드를 상대로 공격 기회를 노리는 원주 동부의 웬델 맥키네스(사진 오른쪽) [사진 제공/KBL]
◇원주 동부
1~4쿼터 득점 : 19.3점 / 20.0점 / 21.0점 / 20.0점
1~4쿼터 실점 : 18.7점 / 16.7점 / 20.0점 / 18.7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1.0점 (리그 5위)
'복덩이' 웬델 맥키네스의 가세로 동부는 이제 동시 출전의 시간이 두렵지 않다. 맥키네스가 합류하기 전까지 동부의 3쿼터 평균 득실점 차이는 -2.0점이었다. 맥키네스의 가세가 3쿼터에만 +3.0점의 효과를 안겨준 것이다. 특히 3점슛을 장착한 김주성과의 내외곽 공격 밸런스가 이상적이다.
◇인천 전자랜드
1~4쿼터 득점 : 16.7점 / 16.1점 / 20.7점 / 16.7점
1~4쿼터 실점 : 16.7점 / 17.4점 / 20.3점 / 22.3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0.4점 (리그 6위)
전자랜드는 알파 뱅그라를 내보내고 골밑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자멜 콘리를 영입했다. 콘리는 평균 19분을 뛰어 14.3점을 올리는 등 높은 득점 생산력을 자랑했다. 허버트 힐과 콘리가 버티는 가운데 장신 포워드 정효근이 돕는 전자랜드의 2,3쿼터 경쟁력은 결코 나쁘지 않다.
◇서울 삼성
1~4쿼터 득점 : 19.9점 / 17.6점 / 20.8점 / 21.2점
1~4쿼터 실점 : 18.8점 / 20.6점 / 20.8점 / 20.6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0점 (리그 7위)
3라운드 3쿼터 총 득점과 총 실점이 정확히 같다. 리카르도 라틀리프라는 리그 최고의 센터를 보유하고도 3쿼터에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는 점은 삼성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앞으로 론 하워드의 비중이 커진다. 또 언더사이즈 빅맨들에 맞서야 하는 국내 포워드, 김준일과 문태영의 역할도 중요하다.
◇전주 KCC
1~4쿼터 득점 : 18.4점 / 18.9점 / 19.7점 / 22.2점
1~4쿼터 실점 : 18.9점 / 16.7점 / 20.7점 / 21.7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1.0점 (리그 8위)
안드레 에밋과 리카르도 포웰은 지난 11월10일 KGC인삼공사전 3쿼터에 28점을 합작했다. 에밋과 포웰이 함께 뛰는 시간이 늘어난다. 보는 즐거움이 커진다. 득점력도 강해진다. 득점 공방전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으나 문제는 두 선수의 높이가 타팀 외국인선수들에 비해 낮다는 것이다. 하승진의 쿼터별 체력 분배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고양 오리온
1~4쿼터 득점 : 16.7점 / 17.2점 / 18.1점 / 22.9점
1~4쿼터 실점 : 16.1점 / 22.0점 / 22.1점 / 19.4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4.0점 (리그 9위)
오리온은 애런 헤인즈가 있을 때도 동시 출전이 허용된 이후 3쿼터 경쟁력이 강한 편은 아니었다. 득실점 차이가 -2.1점이었다. 그러나 헤인즈가 빠진 뒤 그 차이가 더 커졌다. 제스퍼 존슨은 높이에서 큰 도움이 안되고 있고 조 잭슨은 언더사이즈 빅맨이 대세인 현 리그에서 수비 약점을 공격력으로 상쇄시키지 못하고 있다. 결국 해답은 하나, 헤인즈가 빨리 돌아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