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안 의원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추가 탈당 규모와 야권 재편 움직임에 정치권 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가운데 안 전 대표의 탈당 원인과 전망을 둘러싼 당내 주류와 비주류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안철수 의원의 공동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문병호 의원은 "올해 안으로 20명 탈당을 예상하고 신당을 만들어 원내교섭단체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문재인 대표의 '복심'인 진성준 의원은 "탈당은 정치생명과 총선 유불리와 직결된 만큼 쉽게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문병호 의원은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밥상에는 썩은 반찬과 쉰 반찬 밖에 없다. 새로운 반찬, 국민들에 맛있는 반찬을 드려서 선택하게 해야한다"고 안 의원의 탈당 이유를 설명하며 "총선 전 반드시 신당을 만들어서 총선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저를 포함한 3명의 의원이 내일이나 모레 탈당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주말에 한두분 더 탈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말까지 20명 정도 예상한다"며 "(이분들과)총선에 나가 원내교섭단체(20석)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진성준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오래전부터 탈당이 준비되고 기획돼 왔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지금부터 의견을 모으겠다고 하는 것인 만큼 그렇게 대규모 탈당이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하는 것은 섣부른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진 의원은 "탈당은 의원 개개인의 정치생명이 걸려 있고 또 총선에서의 유불리하고도 직결되어 있는 것인 만큼 그렇게 쉽게 결행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실제로 비주류 내부에서도 20명, 30명 탈당이라고 하는 건 섣부른 관측에 불과하다, 이런 지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지난 13일 새벽 서울 노원구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자택을 방문해 문 앞에서만 40분 가량 대기했지만 끝내 회동은 하지 못했다.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의 자택을 나서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안 의원의 탈당 책임과 안 의원 자택에서 불발된 문 대표와 심야회동에 대한 입장 차이도 컸다.
문 의원은 "안 의원이 10대 혁신안을 낸게 3개월 전인데 그때는 '새누리당 같은 안(案)이다', '앞뒤가 안 맞는 안이다' 비판하다가 탈당 이야기가 나오니 받겠다고 한 것인데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가 탈당 기자회견 전날 안 의원의 서울 노원구 자택을 방문했다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떠난 것에 대해서는 "보여주기식 쇼"라고 일축하며 "그렇기 때문에 늘상 안 의원의 문 대표를 못 믿는 것이다. 항상 진정성을 갖고 대화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용하고 들러리 세우고 활용하려는 그런 의식에 빠져있다는 것"이라며 불신을 드러냈다.
문 의원은 "안 의원이 요구하는 것은 많은 것이 아니다. 혁신전당대회를 하자는 것이다. 혁신전대를 하자말자 답변만 하면 된다"며 "또 탈당을 시사한 것이 5일이 됐다. 그런데 뭐하시다 탈당(기자회견을) 하는 당일날 새벽 1시에 찾아가서 답변도 아닌 협의하자고 하자면 누가 믿겠냐"고 비판했다.
안 의원의 '진짜 혁신' 요구에 응하지 않던 문 대표가 기자회견 전날 '홍보용.명분쌓기용 쇼'를 하며 안 의원을 몰아부쳤고, 이런 문 대표의 진정성 없는 태도가 결국 안 의원이 당을 떠나가게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진성준 의원은 "문전박대를 당한 것은 문재인 대표"라며 "무슨 진정성이 없다고 얘기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