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두 센터 지태환(왼쪽)과 이선규. (사진=KOVO 제공)
삼성화재의 가장 큰 약점을 꼽으라면 바로 국내 공격수다. 지난 시즌 도중 박철우의 입대 후 이렇다 할 국내 공격수 없이 시즌을 치러왔다.
반면 현대캐피탈에는 문성민이라는 걸출한 국내 공격수가 있다. 문성민은 16일 열린 삼성화재전에서 23점을 올리며 오레올(27점)과 쌍포를 이뤘다. 삼성화재는 그로저가 46점으로 맹활약했지만, 나머지 공격수들인 류윤식과 최귀엽은 총 10점에 그쳤다.
물론 그로저의 활약 덕분에 좌우 공격수 대결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대신 삼성화재는 속공으로 경기를 잡았다. 유광우는 그로저 다음 옵션으로 속공을 쓰면서 현대캐피탈의 블로킹 벽을 흔들었다.
덕분에 삼성화재는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하면서 V-리그 2위로 올라섰다.
1세트에서 4개의 속공을 성공시킨 삼성화재는 2세트에서 속공으로 흐름을 잡았다. 2세트 초반 그로저의 스파이크가 막힐 때 지태환의 속공으로 활로를 찾았고, 17-19로 뒤진 상황에서는 이선규의 속공으로 따라잡았다. 24-22에서 마무리 공격도 지태환의 속공이었다. 2세트에서 나온 속공만 8개. 9개를 시도했으니 성공률 89%의 순도 높은 공격 옵션이었다.
삼성화재는 3세트 역시 속공으로 현대캐피탈을 따돌렸다. 12-12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이선규의 속공이 연거푸 꽂히면서 앞서나갔다.
세트 스코어가 2-1이 되자 4세트부터는 그로저의 공격점유율이 껑충 뛰었다. 4세트 66.7%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한 그로저는 5세트에서는 90.9%의 공격을 책임졌다. 덕분에 삼성화재가 4세트에서 시도한 속공은 고작 2개(성공 0개). 5세트에서도 지태환의 속공 1개가 전부였다.
하지만 2~3세트 흐름을 삼성화재로 가져온 것은 지태환, 이선규의 속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