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안 의원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야권 재편을 위한 합종연횡 시도가 활발하다.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짝짓기' 결과에 따라 야권 지형 뿐 아니라 총선 결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먼저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안 의원에게 함께 하자고 연이어 공식제안했다.
천 의원은 18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안철수 의원과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민저항체제를 만든다는 목표를 공유해 간다면 큰 틀에서 개혁의 방향이나 노선에 차이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재차 '러브콜'을 보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그는 안 의원 뿐 아니라 또 다른 탈당파인 박주선·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들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모여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의원은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함께 논의해보겠다"라며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안 의원 측은 전북 강진에 칩거 중인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에 공을 들이려 한다는 후문이다.
탈당파인 문병호 의원은 "신당 추진 세력이 손학규 전 상임고문을 삼고초려해 꼭 모시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안 의원이 비전을 제시하면서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의 다른 측근들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양 측의 실무 접촉에 대해 부인하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손 전 상임고문 쪽에서는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며 여전히 손사래를 치고 있다. 손 전 고문이 안 의원과 손을 잡게 되면 손 전 고문이 '반(反) 문재인 대열'에 합류하는 모양새여서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많다.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전 상임고문 (사진=윤창원 기자)
안 의원과 일부 의원들의 탈당 이후 새정치연합은 온라인 당원 가입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온라인 입당을 시작한지 이틀만에 입당 신청자가 4만4000명을 돌파하는 등 입당 러시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당원 확보만으로 총선 승리를 기약할 수 없다는 데 고민이 있다.
문재인 대표가 18일 저녁 전북 순창에 머물고 있는 정동영 전 의원을 찾아 복당을 요청한 것도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고육책이다. 정 전 의원은 "지금은 다른 길에 서 있다"며 거절했지만, 원심력을 차단하기 위한 문 대표의 통합 행보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은 궁극적으로는 천정배.정의당을 합치는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천정배 의원은 "이젠 통합에 대해 말하기도 지겹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의당도 이미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 진보결집플러스 등 다른 진보세력과 통합한 상황에서 제1야당 우산 아래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의당은 노동 등 정책 연대를 매개로 총선에서 연대를 할 수 있지만 그런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창민 대변인은 "새정치연합은 기간제법, 파견법을 뺀 나머지 노동 법안은 독소조항을 없애고 분리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정의당은 이에 반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