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8일 오후 전북 순창군 복흥면의 정동영 전 의원의 자택을 전격 방문해 복당을 요청했다.
정 전 의원의 정계 복귀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당내 갈등이 가속화되자 호남 민심을 보듬고 야권 분열을 막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10분까지 약 1시간 30분가량 정 전 의원과 만난 문 대표는 기자들에게 "정 전 의원에게 공식적으로 복당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우선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아주 극심한 불평등 해소를 위해 어떤 강력한 야권의 연대전선이 필요하다는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명박·박근혜 두 정권의 경제 실패와 민생 파탄으로 국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계신데, 그에 대해 우리 두 사람이 큰 책임이 있다"면서 "정 전 의원은 이명박 정권을, 저는 박근혜 정권을 출범하게 한데 책임이 있는 사람이란 인식도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실패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고 성찰하는데서 앞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나눴고 저는 그런만큼 2017년의 정권교체를 위해 우리가 함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번째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총선 때부터 힘을 합치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은 복당 요청을 수락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은 다른 길에 서 있다. 오늘 먼 길 와주셔서 문 대표께 감사드린다"며 수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그러나 기자들에게 "마음은 형제다. 정동영의 심장에는 야당의 피가 흐르고 있다. 심장에 야당의 피가, 맥박이 느려질 때는 정권교체의 희망이 느려질 때 맥박이 흐려지고 저도 아득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가 말씀하신)그 책임으로부터 도망칠수 없다. 제 심장의 맥박이 빨라질 때는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상상, 그 꿈을 꿀 때다. 그것을 위해서 큰 틀에서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우선 마음은 형제라는 말씀에 저는 희망을 가지고 간다"고 설명했다.
또 "정 전 의원이 이미 멀리 온 것 아닌가 라는 말씀을 하셨고, 저는 결코 그렇지 않고 우리 당의 많은 동지들이 다시 함께 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가 이날 정 전 의원의 자택을 전격 방문해 복당을 요청함에 따라 정 전 의원의 입장이 향후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앞서 문 대표는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1:1 구도를 구축하겠다며 야권 통합을 호소했다. 천정배 의원과 정동영 전 의원에 대해서도 "함께 해야 할 대상"이라며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왔다.
만일 천정배 신당과 안철수 의원에 이어 호남에서 상징적 의미를 가진 정 전 의원마저 복당하지 않고 이러한 기류에 합류하면, '야당 텃밭'인 호남에서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에서의 새정치연합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는 등 '싸늘한 민심'을 체감한 까닭도 있다.
야권 안팎에서는 정 전 의원의 전주 덕진 출마설도 나오고 있는 등 복귀가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천 의원과 정 전 의원이 신당을 추진하지 않겠느냐는 설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