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로고
음원추천제도 폐지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국내 디지털 음원 시장 1위 업체인 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도 변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완전한 폐지가 아닌 시스템 일부를 개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음원추천제란 각 음원차트 최상단에 음악서비스 업체가 선정한 특정 음원이 노출되는 것을 말한다. 추천 음원이 되면 순위 상승에 탄력을 받는다. 1위 음원보다 높은 자리에 위치해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전체 재생 버튼을 누를 경우 추천곡이 재생 목록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제도는 음원 사이트들이 선정 기준을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으면서 형평성 논란에 휘말렸다. 또한 음원 사이트를 운영하는 음반 유통사가 자사가 제작·유통하는 음원 위주로 추천곡을 선정한다는 의혹도 제기되어 왔다.
이 같은 비난에 최근 업계에서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지난 10월 음원사이트 엠넷닷컴을 운영하는 CJ E&M이 추천곡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고, KT뮤직, 벅스, 소리바다 등이 폐지에 뜻을 같이했다. 그러나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이 동참하지 않아 관심이 집중되어 왔다.
22일 오후 4시 기준 멜론 실시간 차트 화면. 추천곡으로 선정될 경우 1위 음원보다 높은 위치에 음원이 노출된다.
22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로엔은 최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반산업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 대한가수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각 음악단체에 공문을 보내 내년 1월 중으로 음원추천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음악 단체들은 모든 음악 서비스 사업자들이 음원추천제도 폐지에 동참해달라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는데, 로엔의 이번 공문은 이에 대한 일종의 해명 자료인 셈이다.
로엔은 공문을 통해 소비자의 이용행태, 즉 빅데이터에 기반한 '개인형 큐레이션 서비스' 오픈을 예고했다.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운영함으로써 자의적인 편집이 개입되지 않도록 해 불공정 시비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전체 듣기' 기능을 삭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끼워팔기'로 지칭되는 문제점을 개선, 추천제도의 순기능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1위업체 로엔의 변화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 반면, 완전한 폐지가 아닌 일부 개선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