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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자존심 지킨 커리, 불꽃이 꺼진 르브론

    NBA 크리스마스매치서 '디펜딩 챔프' GSW 승리

     

    지난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결승전의 리턴매치는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승리로 끝났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크리스마스인 25일 홈구장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전에서 89-83으로 승리했다.

    양대 컨퍼런스 1위 팀의 맞대결에서 골든스테이트가 승리하면서 28승1패로 리그 1위 질주를 계속 했다. 또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홈경기 32연승 행진도 이어갔다.

    #아파도 스테판 커리는 커리

    2014-2015시즌 정규리그 MVP인 골든스테이트의 스테판 커리는 2015-2016시즌 들어 일찌감치 MVP를 예약했고 기량발전상까지 노리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한단계 더 발전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도 1쿼터에만 8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그러나 커리는 1쿼터가 끝나고 라커룸을 다녀왔다. 지난 유타 재즈와의 경기에서 다친 종아리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커리는 라커룸에서 마시지를 받았고 2쿼터 중반에야 다시 코트를 밟았다.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었다. 커리는 3쿼터 들어 슛을 자제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물론, 클리블랜드의 집중 수비도 한몫 했지만 평소 커리였다면 슛을 시도할만한 장면에서 커리는 패스 위주로 경기를 풀어갔다.

    커리가 서있는 것 만으로도 상대 수비에게는 부담이 됐다. 커리 때문에 외곽 공간을 좁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드레이먼드 그린과 숀 리빙스턴이 하이포스트에서 빈 공간을 누리는 장면이 수차례 나온 것도 커리의 존재 이유가 컸다.

    승부처에서는 역시 커리였다. 커리는 팀이 81-77로 쫓긴 4쿼터 종료 1분여부터 2연속 골밑 득점을 성공시켜 승부를 결정지었다.

    커리는 19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야투 15개를 던져 6개를 성공시켰다. 커리다운 폭발력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커리는 존재 만으로도 상대에 압박감을 줬고 4쿼터 승부처에서는 리그 최고의 해결사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르브론 제임스의 불꽃, 그러나…

    클리블랜드는 종료 3분여를 남기고 71-81로 뒤졌다. 이 분위기를 바꾼 사나이가 있었으니 바로 르브론 제임스였다.

    제임스는 두 차례 연속 덩크를 성공시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클레이 톰슨의 레이업을 뒤에서 블록하는 놀라운 장면도 연출했다. 상승세에 오른 클리블랜드는 케빈 러브의 득점을 더해 77-81로 추격했다.

    그러나 점수차를 2점으로 좁힐 수 있는 기회에서 제임스가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이어 비교적 손쉬운 득점 기회도 살리지 못했다. 80-85로 뒤진 4쿼터 막판에는 자유투 2개 중 1개를 넣는 데 그쳤다.

    제임스는 이날 25점 9리바운드를 올렸다. 기록은 나쁘지 않지만 제임스가 페인트존 안팎에서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에게 수비로 저지당하는 장면이 여러차례 나왔다.

    지난 시즌 파이널에서 팀이 패했음에도 불구하고 MVP 후보로 거론됐을 정도로 강렬한 지배력을 보였던 제임스는 4쿼터 막판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뽐냈다. 그러나 그가 승부처에서 실수를 거듭하자 클리블랜드에게 더 이상의 기회는 없었다.

    #골든스테이트는 강하다

    NBA 포워드 중 어시스트 1위는 더 이상 르브론 제임스의 몫이 아니다. 올 시즌 포워드 가운데 평균 어시스트가 가장 많은 선수는 그린이다.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 7.1개의 도움을 배달했다.

    그린은 이날 22점 15리바운드 7어시스트에 블록슛 2개를 보태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커리는 100% 몸 상태가 아니었고 클레이 톰슨(18점)은 다소 기복을 보였지만 그린이 있었기에 골든스테이트는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단 한명의 MVP를 꼽으라면 단연 드레이먼드 그린이다.

    또 한명의 숨은 공헌자는 숀 리빙스턴이었다. 201cm의 장신 포인트가드 리빙스턴은 올 시즌 자신의 최다득점 신기록인 16점을 올렸다. 야투 9개를 던져 8개를 성공시켰다.

    리빙스턴은 현명한 플레이의 정석을 보여줬다. 자신보다 작은 가드를 상대로 미스매치가 발생했을 때, 중거리 지역에서 노마크 기회가 생겼을 때에만 슛을 던졌다. 3점슛 기회가 찾아왔을 때 3점슛을 던지지 않고 페인트존 근처까지 들어가 확률높은 2점슛을 던진 장면은 리빙스턴이 어떤 선수인가를 보여줬다(3점슛이 약한 선수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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