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4·13총선에 적용될 선거구를 획정하지 못해 선거구 무효 사태가 현실화되면 그 책임을 현역의원들에게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가 연내 선거구 획정안 마련에 실패하면 예비후보 등록을 중지하기로 중앙선관위 차원에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예비후보등록 '중지'는 이미 등록한 예비후보는 인정하되 선거구가 획정될 때까지 신규 등록을 받지 않는 것이라고 시선관위는 설명했다. 시선관위 관계자는 "혼선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명함 배부와 어깨띠 착용 등 기존 예비후보의 선거운동을 놓고 해석이 분분해 선거판이 혼돈 속으로 빠지고 있다. 부산지역 예비후보들은 "현행대로 선거운동을 강행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여 선관위나 현 정치권과의 마찰도 예상된다.
새누리당 서구 공천경쟁에 나선 곽규택 후보는 "여야가 선거구를 획정하지 못해 선거구 무효사태가 오면 국회의원의 직무를 정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 후보는 "법적으로 선거구가 사라지는 것이지 예비후보의 자격이 상실되는 건 아니다. 따라서 예비후보는 어깨띠에 아무 선거구나 표시하고 선거운동을 해도 문제 될 게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반대로 현역 의원은 자기 지역구가 없어지는 것이어서 의원으로서의 지위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으로 연제구에 출사표를 낸 이주환 후보는 "국회와 현 정치권의 잘못으로 선거구 부재 사태가 초래된 것으로, 예비후보에게 책임을 지울 수 없다"며 "당연히 예비후보로서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을 정상적으로 할 것"이라고 맞섰다.
부산진을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성권 전 새누리당 의원은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현역 의원들이 책임져야 한다"며 선거구 미획정과 관계없이 선거운동을 계속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선관위 관계자는 "선거구 획정이 되지 않으면 법적으로 선거운동을 못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그 책임을 예비후보자에게 물을 수 있느냐에 관해선 선관위 내에서도 의견이 나뉜다"고 신중론을 폈다.
중앙선관위는 선거구 미획정 때 예비후보의 선거운동 제한과 둘러싼 지침을 내년 초에 발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연내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아도 임시국회가 끝나는 내년 1월 8일까지는 예비후보의 선거운동이 허용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