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 무서워라' 오리온 조 잭슨(3번)은 180cm의 작은 키에도 엄청난 탄력으로 덩크를 자주 구사한다. 사진은 지난달 케이티와 경기에서 박상오를 앞에 두고 덩크를 시도하는 모습.(자료사진=KBL)
역대 최단신 올스타 덩크왕이 탄생할까. 최근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덩크 실패로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조 잭슨(180cm · 고양 오리온)에게 아픔을 멋지게 날릴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잭슨은 28일 한국농구연맹이 발표한 '2015-2016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슛 경연 명단에 포함됐다. 내년 1월1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정관장 덩크 콘테스트'에서 쟁쟁한 덩커들과 대결한다.
덩크 콘테스트 외국 선수 참가자는 총 6명. 잭슨과 함께 웬델 맥키네스(192.4cm · 원주 동부), 리카르도 라틀리프(199cm · 서울 삼성), 샤크 맥키식(187.9cm · 창원 LG), 마리오 리틀(190cm · 안양 KGC인삼공사), 마커스 블레이클리(192.5cm · 부산 케이티) 등이다.
모두 내로라 할 만한 덩커들이다. 가공할 점프력의 한 손 덩크가 일품인 블레이클리는 상대적으로 작은 키에도 평균 덩크 성공 4위(1.24개)를 달린다. 짐승 같은 운동 능력으로 동부의 상승세를 이끄는 맥키네스도 6위(1.05개)다. 라틀리프는 11위(0.53개)지만 성공률은 100%다. 각각 14위(0.38개)와 17위(0.34개)인 맥키식과 리틀은 횟수는 적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키로 점프력이 더 돋보인다.
그러나 잭슨의 덩크는 단연 돋보인다. 180cm 작은 키에 생고무처럼 뛰어올라 꽂는 덩크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장신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는 덩크의 새 모습에 팬들이 열광한다.
'우와, 놀랍구만' 잭슨이 지난달 모비스와 경기 후 이벤트로 팬들 앞에서 투핸드 덩크를 터뜨린 모습.(자료사진=KBL)
만약 잭슨이 올스타 덩크왕에 오른다면 역대 최단신 기록을 갈아치운다. 지금까지 최단신 덩크왕은 1997-98시즌 래리 데이비스(당시 SBS)로 183.5cm였다. 국내 선수 중에는 지난 2009-2010시즌 김경언(서울 SK)으로 185cm다. 당시 김경언은 자신보다 무려 20cm나 더 큰 이승준(당시 삼성, 현 SK)과 함께 국내 선수 공동 덩크왕에 올랐다. (덩크 콘테스트는 통합으로 열리다 2003-04시즌부터 국내외 선수를 구분했다.)
잭슨이 덩크왕에 오른다면 의미는 또 있다. 바로 성탄절에 당한 아픔을 씻을 계기가 될 수 있는 까닭이다. 뼈아픈 덩크 실패와 패배, 그리고 퇴장으로 이어진 상처다.
잭슨은 25일 SK와 원정에서 76-76 동점이던 4쿼터 중료 2분40여 초 전 원맨 속공 상황에서 덩크를 시도하다 실패했다. 튄 공이 아웃되며 공격권을 넘겨줬고, 곧바로 상대에게 3점포를 맞고 승기를 뺏겼다.
승부처에서 나온 실수에 팀은 졌고, 부담감에 심리적으로 흔들린 잭슨은 막판 상대 김민수와 몸싸움을 하다 퇴장 명령까지 받았다. 이후 재정위원회에서 잭슨은 벌금과 견책 징계까지 부과받았다.
'성탄 선물 아닌 난투' 25일 경기에서 막판 몸싸움을 벌인 SK 김민수(왼쪽)와 오리온 잭슨.(자료사진=KBL)
이틀 뒤인 27일 잭슨은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에서 21점 10도움으로 승리를 이끌며 속죄의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올스타전에서 덩크왕에 오른다면 성탄절 트라우마를 완전히 털어낼 확실한 계기가 될 수 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잭슨은 역대 두 번째로 작은 외국 선수. 역대 최단신은 1997-98시즌 광주 나산(현 케이티)에서 뛰었던 아도니스 조던으로 177.8cm였다. 키가 작지만 오히려 덩크 콘테스트에서 가산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잭슨의 덩크는 장신 못지 않은 화려함을 자랑한다.
국내 선수 중에는 송교창(199cm · 전주 KCC)을 눈여겨볼 만하다. 송교창은 삼일상고 졸업 후 곧바로 프로에 뛰어든 선수로, 올해 19살이다. 휘문고 시절 농구대잔치에서 형님들 못지 않은 덩크를 뽐냈던 현주엽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향수를 느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외 문성곤(196cm · KGC인삼공사)도 신인의 패기를 뽐낸다. 2년 연속 덩크왕을 노리는 정효근(200cm · 인천 전자랜드)에 김종규(206cm · LG)도 도전한다.
최고의 슈터를 가리는 '게토레이 3점슛 콘테스트'도 올스타전의 볼거리다. 지난 시즌 챔피언 문태종(오리온)과 올 시즌 3점슛 성공 평균 1위를 다투고 있는 조성민(케이티 · 2.25개), 두경민(동부 · 2.24개), 이정현(KGC · 2.22개) 등이 출전한다. 외국 선수 중에는 드워릭 스펜서(SK)가 유일하게 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