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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생 신화' 김현수가 이 땅의 '야구 미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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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습생 신화' 김현수가 이 땅의 '야구 미생'들에게

    미국 프로야구 (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입단 계약을 한 김현수가 29일 오후 서울 대치동 한 컨벤션 홀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갖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시작은 미생이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역경을 딛고 일어섰고,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한국에서 정상에 자리에 마침내 오른 뒤에는 세계 최고의 무대까지 진출한 완생을 이뤘다.

    대한민국 3번 타자 김현수(27 · 볼티모어)가 당당히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루고 돌아와 소감을 밝혔다. 김현수는 29일 서울 강남구 벨라지움에서 볼티모어 입단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포부와 각오를 드러냈다.

    일단 김현수는 "미국에서 은퇴하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다"면서 "국내로 복귀하면 나를 원하는 미국 팀이 없다는 것이기 때문에 실패자라 생각한다"며 자못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강정호(피츠버그)가 잘 해서 내가 계약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호가 이뤄놓은 기반을 망가뜨리지 않게 못 해도 기본은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2006년 신고 선수에서 빅리거까지

    무엇보다 입지전적인 인물이 된 김현수다. 김현수는 신일고 시절 아마추어 선수 최고 타자에게 주는 이영민타격상까지 받았지만 어느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계약금도 없는 신고 선수 신분으로 2006년 두산에 천신만고 끝에 입단했다.

    이후 2군에서 절치부심 기회를 엿보다 이듬해 1군 기회를 잡았다. 99경기 타율 2할7푼3리로 가능성을 보인 김현수는 2008년 타격왕(3할5푼7리)과 2년 연속 최다안타왕에 오르며 최고의 중장거리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프로야구 (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입단 계약을 한 김현수가 29일 오후 서울 대치동 한 컨벤션 홀에서 입단 기자회견 도중 두산 베어스 동료 허경민과 박건우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3번이나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픔도 있었지만 올해 마침내 데뷔 첫 우승까지 맛봤다. 이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했다.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약 82억 원) 계약을 맺었다.

    국제무대에서도 성공 신화를 썼다. 김현수는 2008년 국가대표로까지 발탁돼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따냈고,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과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과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올해 프리미어12 우승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기회는 준비하는 자에게만 온다"


    신고 선수 출신 김현수의 미국 진출은 KBO 리그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망주는 물론 음지에서 땀을 흘리는 선수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 김현수는 일단 "좋은 지도자 분들을 만나서 기회도 쉽게 얻었고, 배움과 소질도 늘었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곧이어 "기회가 언제 찾아올지 모르니까 자기 마음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2군에 있고, 연습생이니까 하는 생각보다 (1군과) 똑같은 선수라 생각하고 마음을 놓지 않고 언제든 1군에 간다는 생각하고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속담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자신을 키워준 은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김현수는 "1군 기회를 주신 김경문 감독님(현 NC)과 연습생으로 들어왔을 때 1년 동안 타격을 만들어주신 김광림 코치님(현 NC)이 기억난다"고 했다. 이어 "송재박 2군 감독님과 수비를 많이 도와주셨던 김민호 코치님(현 KIA) 등 두산의 많은 분들이 키워주셨다"고 덧붙였다.

    김현수는 "내년 성공 기준은 따로 없다"면서 "먼저 주전 경쟁에서 이겨내는 게 먼저"라고 다부진 표정을 지었다. 내년 미국으로 무대를 바꾸는 김현수의 연습생 신화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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