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컷뉴스 페이스북 동영상 캡처)
24년 만에 이뤄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의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국내 분위기를 해외에도 알리자고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위안부 협상 결과가 무엇보다도 '뜨거운 감자'이지만, 일본이나 미국에서 보도되는 내용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은 이번 협상이 아베 신조 총리에게 호재가 될 외교적 협상이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영미권 언론은 한일 양국이 해묵은 과제를 해결했다며, 역사적 합의라고 추켜세우고 있는 형편이다.
결국 지난달 29일, 미국에서 유학 중인 한 한인 학생이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동영상에 영어 자막을 달아 SNS에 올리자는 것.
지난달 29일 CBS노컷뉴스는 외교부 임성남 제1차관이 정대협 쉼터를 방문한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전한 바 있다. 이 영상에는 이용수(88) 할머니가 울음 섞인 목소리로 "왜 우리를 두 번 죽이냐"고 절규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일단 앉으시라"는 말 외에 다른 말은 하지도 못한 채 서 있는 임 차관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영상이 이틀 만에 페이스북에서 도달수 150만 건을 넘어서며 급속도로 퍼져나가자, 예일대 로스쿨에 재학 중인 임현수 씨는 "해외에도 이 영상을 알릴 수 있도록 영어 자막을 달아 배포하자"고 제안했다.
임 씨는 "북미 미디어에서는 이 협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도하고 있고, 할머니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대변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어 자막을 넣어 많이 알리고 싶다"면서 직접 영어 자막을 만들어 보냈다.
영어 자막을 입힌 영상을 올리자, 실제로 효과가 나타났다. 영상을 본 외국인들이 앞다퉈 댓글을 달기 시작한 것.
댓글만 달 뿐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잘 모르는 주변 지인들을 게시물에 태그하면서 "바로 이 내용이다"라고 소개하기까지 한다.
(사진=노컷뉴스 페이스북 게시물 댓글 갈무리)
댓글을 보면 "마음이 아파서 울고 싶어 진다(Very sad. Makes me want to cry)", "할머니의 마음이 무너지는 모습에 영상을 보기 힘들었다(That's a really hard watch, that poor woman, her heart's breaking again)" 등의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수업 중에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간 한국인들에 대해 얘기했던 것 기억하지?(remember that class we talked about slave South Korean prostitutes by Japan in one of the classes?·Kat Moreno)"라며 친구들을 태그하기도 한다.
동영상 속 정부 관계자가 일본 측이 아닌 한국 측 관계자라는 설명에는 "잠깐, 뭐? 말도 안돼...(Wait...what?! Omg... No...serious?!·Tetiaroa Crlt)"라는 반응도 보였다. 이 할머니가 울분을 터뜨리며 임 차관을 몰아붙이는 모습에 차마 우리 정부 인사일 것으로 짐작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논란의 핵심인 '최종·불가역적 해결'에 대해서도 "돈을 주고 침묵을 샀나?(They paid a silence?)", "돈을 냈으니 이제 비밀을 지켜야 하나(so we need to keep secrets with money)" 등의 댓글이 잇따랐다.
"정부가 자국민 대신 사업을 택했네(the government chose 'business' over there own people·Layomi Alao)", "이 여성들은 강도 당한 것과 다름 없다(These women were robbed·Kimberly Renae)" 등 신랄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에 질세라 한인들도 영어로 이번 협상 결과를 설명하며 "진실을 알아달라"는 댓글을 달고 있다.
영어 자막을 제안한 임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절대 안주하지 말고 피해자들과 끝까지 함께 싸워야 한다"면서 "우리 중 그 누구도 그분들께 '이만하면 됐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영어 자막을 단 이 할머니의 영상은 페이스북에서 1일 오전 9시 현재 240만 명이 넘는 도달수를 올렸다. 또 일본어 자막을 달아 별도로 제작한 영상 역시 150만 명에게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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