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서." 서른넷의 나이에도 펄펄 날고 있는 김학민. (사진=대한항공 제공)
"몸 상태가 오히려 군대 가기 전보다 훨씬 좋은 것 같아요."
대한항공 레프트 김학민은 올해 어느덧 우리나이로 서른넷이다. 분명히 적지 않은 나이다. 김종민 감독도 "학민이가 힘들어 한다. 얼굴색이 달라졌다. 쉬게 해주고 싶은데 만만한 팀이 없어서…"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기록을 보면 오히려 정규리그 MVP를 받았던 2010~2011시즌보다 낫다.
6일 KB손해보험전까지 포함해 공격종합 1위(58.40%)를 달리고 있다. 센터의 몫인 속공을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V-리그 상위권이다. 오픈(50.36%)과 후위공격(62.77%)은 1위, 시간차(77.78%)는 2위, 퀵오픈(59.09%)은 5위다. 그야말로 김학민표 공격 종합 선물 세트다.
어지간한 블로킹으로는 김학민의 공격을 막기 힘들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각 팀 대표 공격수 가운데 가장 적게 상대 블로킹에 걸렸다. 80세트를 뛰면서 상대 블로킹에 걸려 코트로 떨어진 스파이크는 고작 29개다.
서른넷의 나이가 무색한 활약이다.
김학민은 "힘든 것보다는 계속 똑같은 생활을 반복하니까 조금 지루했던 것 같다. 배려를 해줘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아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할 수 있는 것 같다"면서 "코칭스태프에서 특별히 신경도 써주고, 좋은 것도 많이 먹고 있다. 몸 상태가 오히려 군대 가기 전보다 훨씬 좋은 것 같다"고 웃었다.
5년 전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세터 한선수와 호흡도 절정이다.
김학민은 "수비가 안정되서 좋은 공을 많이 때려 기록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선수랑 스피드있게 가려고 한 것이 지금 잘 맞아가는 것 같다. 선수도 그게 편하고, 나도 빠른 게 좋아서 잘 맞는다. 그래서 좋은 성공률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3일 삼성화재를 상대로 1, 2세트를 따내고도 역전패했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 그로저마저 빠진 상황이라 충격이 더 컸다. 삼성화재를 잡았다면 선두 OK저축은행과 격차는 더 좁혀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