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분당이 막을 수 없는 대세로 굳어지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문 대표가 외부인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갈수록 구심력보다는 원심력이 커지는 모양새다.
11일 김관영 의원이 탈당한 데 이어 호남 의원들 뿐 아니라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과 수도권의 최원식 의원 등도 탈당을 결심했다.
이들 대부분은 탈당과 잔류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탈당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에서 더민주당 내부에서도 위기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당 위기 수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호남 지역을 넘어 총선에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수도권도 분당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이에 "총선 패배를 예약한 상황"이라는 자조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비판의 화살은 문 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문 대표는 애초 1월초에 조기 선거대책위원회를 띄우며 탈당 국면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선대위원장 선임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문 대표가 외부 인사를 영입하더라도 들어오는 사람보다 나가는 사람이 더 많은 실정이다.
이에 수도권 의원 뿐 아니라 범친노 의원들도 문 대표가 조기 선대위 구성 약속을 조속히 지켜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권 상임고문 등 탈당이 줄을 이을 이번주 안에 이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탈당의 늪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선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호남 출신으로 주류에 속하는 의원은 "문 대표에게 빨리 인재영입에 속도를 내고 선대위를 구성하고 한발 물러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야당이 이렇게 분당 사태를 맞은 데 대해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초선 의원은 "문 대표 리더십의 문제이기 때문에 외부 인사영입으로 풀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조기 선대위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이번주 안에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렇지 않으면 문 대표 사퇴론을 다시 꺼내는 의원들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이 계속 혼란에 휩싸이자 이용섭 전 의원도 선뜻 복당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몇몇 의원들 사이에선 조기 선대위가 아니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지도부 체제를 선대위가 아니라 비대위 체제로 원샷으로 전환해서 빨리 당을 추스러야 한다"고 말했다.